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20년 6월에 촬영된 사진들임을 알려드립니다
통영 중앙수산시장 주차장, 가장 끝 지점 금정모텔
통영 중앙시장 주차장은 주차료가 있지만 저녁시간부터 아침시간까지는 주차료가 없음
이날은 중앙시장 파장시간에 들어와서 주차료가 없었다
이날 여기에 온 이유는 아산 아저씨가 통영 바닷가에서 한번 살아보겠다고 해서 같이 온 것이다
통영 아니면 거제도에서 한번 살아 볼까?
거제도 요즘 조선소 불황으로 빈집들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실제 가 보니 빈 집이 많았다
하지만 아산 아저씨 조건에 맞는 집은 없어서 다시 통영 중앙시장으로 온 것이다
이제 날도 저물어 가니 여기서 저녁을 해결하고 내일 아침 또 움직여 보려고,,,
통영 중앙수산시장으로 슬슬 걸어가다 보니 오잉,,,?
시장 충무김밥집 옆에서 동피랑 올라가는 입구가 보였다
동피랑이 통영 중앙시장 부근에 있었더니,,,?
소문으로만 듣던 통영 동피랑,,, 시장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있는 줄 알았다
통영하면 생각나는 것이 작가 박경리고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김약국의 딸들이란 소설이다
그렇다면 이곳이 바로 작가 박경리 선생의 김약국의 딸들의 무대?
TV문학관 가장 첫 화면에 통영항에 통통배들이 드나들던 기억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작가 박경리 선생은 1926년 바로 이곳 통영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김약국의 딸들이란 소설 무대는 통영항이었다
한일 합병 이전 김성수의 자식 딸 5 형제와 선대의 친척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
김약국이라 불리는 김성수,,,
그에게는 다섯 명의 딸이 있었다
봉제 영감의 약국을 물려받아 김약국으로 불리나
약국을 접고 통영 어장에서 어장사업에 몰두한다
나는 처음에 약국이라 해서 동네 양약을 조제하는 약국인 줄 알았다
하지만 문학관이나 영화를 보니 한약방이었다
그것도 자그마한 지골 동네 한약방,,,
거기서 김약국은 부농의 다섯 딸과 지서방 아이를 키웠다
그러나 첫째 딸은 이혼하여 과부가 되었고
둘째 딸은 남자의 배신으로 노처녀로 늙어가고
셋째 딸은 머슴 한돌이와 몰래 사랑에 푹 빠졌고
넷째 딸은 서기두와 결혼은 했지만 두 사람 간의 애정에는 금이 가서 비참한 결혼생활을 하고
막내딸은 꼬부랑 파마머리를 하고 다녔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닥치는 불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부유한 가족의 이야기가
박경리 소설의 김약국의 딸들이다
통영 출신 작가 박경리 선생의 김약국(김성수)의 딸들,,,
당시 이 고장 통영 젊은이들이 조선의 나폴리라고 불렀을 정도로
맑은 물빛의 푸른 통영을 무대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큰 아버지의 약국을 물려받아 김약국으로 불리게 된 성수,,,
딸들의 안위를 중얼거리듯 성황당에서 중얼거리며 두 손을 싹싹 비비는 한실댁,,,
이렇듯 무기력하게 당하면서 슬픔을 곰 삭이고
가족에게 마냥 헌신만 하는 한실댁의 바람과는 달리
한가닥 반전도 없이 논스톱으로 내달리는 딸들의 비극이 시작된다
집안의 몰락을 부채질하는 것은 첫째와 셋째 딸이었다
일찍 과부가 된 첫째 딸 용숙은 본시 욕심이 사납고 성질 또한 사납다
의사와 간통을 저지르고 그 사이에 태어난 아기를
연못에 던지는 죄악을 저질러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이렇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세는 자꾸만 기울어만 간다.
신약의 등장으로 약국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생각다 못해 김약국은
어설프게도 어업에 손을 댔지만 큰 사고를 당해 엄청난 손실을 겪게 된다
이렇게 딸 문제가 터지고 기다렸다는 듯 어선 침몰 사건 터지고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볼 수 있었겠지만
회생 불가능의 사건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은 이 집안의 셋째 딸 용란이었다
인물이 반반하고 관능적인 용란은 사랑을 위해서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 주인공은 그 집안의 머슴
둘의 관계가 발각 나자 머슴은 내쫓겨 멀리 달아나고
용란은 부랴부랴 결혼을 했는데 뭐 이런 남편이 다 있는가 말이다
성불구자에 아편중독자, 이러니 결혼 생활은 처참할 수밖에,,,.
이렇게 통영의 유지였던 김약국의 집안은 순식간에 몰락해 갔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아름다운 항구의 도시 통영에서 바다 냄새와 함께 시작되는 김약국의 딸들
작가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이란 소설은 이 통영의 한 부잣집의 몰락해 가는 이야기이고
그 끝에 막내딸 하나가 겨우 살아남아 도시로 가게 된다
또 하나의 박경리 작품 토지는 살아남은 딸 하나가
가문의 모진 풍파와 경제적 몰락의 과정이었다면
김약국의 딸들이란 소설은 김약국(김성수)과 다섯 딸들이 몰락해 가는 과장을
리얼하게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소설 토지는 하동 김참판댁이었지만 김약국의 무대는 통영 바닷가 마을이 무대였다
이제 그로부터 세월이 많이 흘러 통영 중앙 활어 어시장 앞 거리는
작가 박경리가 이야기했던 김약국의 딸들 이야기 흔적은 찾아볼 수 없지만
시장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그 이야기의 흔적이 고개를 들것도 같았다
1963년에 영화로 나왔고 2005년에 드라마 제작되었던
김약국의 딸들의 흔적이 이 골목 어디선가 보일 듯했다
참고로 박경리 작가가 태어난 곳은 이곳 통영 중앙시장에서 동쪽으로 500m 지점, 서피랑에 있다
저녁 무렵 통영 중앙 수산시장에는 마지막 손님들이 난전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난전 사람들은 하나라도 더 팔고 들어가려고 피치를 올리고 있었다
이것은 무슨 고기들이 이렇게 작을까?
자세히 들여다보니 자리돔이었다
자리돔은 서해서도 볼 수 없고 동해에서도 볼 수 없다
그리고 전라남도 해안에서 본 적이 없었는데 통영에는 자리돔이 즐비했다
자리돔 20여 마리 만 오천 원이었다
그런데 이 많은 자리돔을 언제 다 손질을 하지?
그래도 손질을 해준다
보통의 바닷가 수산시장에서는 이렇게 많은 고기는 손질해 주지 않는다
반은 뼈쨰로 썰고 또 반은 뼈를 발라내고 손질해 준다
고기 손질하는 솜씨가 아주 정교하면서도 손놀림이 무척 빨랐다
그 손놀림을 한참을 넋 놓고 쳐다봤다
무엇이든 한 분야에서 선수가 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자리돔 20여 마리 만 오천 원
가격도 무척 저렴한데 군소리 없이 손질까지 다 해주니,,,
자리돔 20여 마리에 쥐치도 조금 손질했다
쥐치 역시도 서해에서는 볼 수 없는 생선이다
쥐치 서너 마리와 자리돔 20여 마리 손질하는데 30여 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빠른 손놀림으로 손질하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니 일반인들은 하루 종일해도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아무런 실은 내색조차 없다
통영 중앙수산시장 난전은 그렇게 첫인상부터 참 좋았다
깐 멍게는 한 봉지 만 원인데 파장 무렵이라고 해서 7천 원에 샀다
쥐치 서너 마리, 자리돔 20여 마리, 멍게 한 봉지 7천 원
아무리 생각해도 두 사람이 먹기에는 양이 많은 듯했다
먹다가 남으면 숙소로 가져가서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 놨다가 아침에 먹으면 된다
살짝 얼은 회도 참으로 맛나다
손질한 회들을 들고 중앙시장 2층에 있는 초장집으로 갔다
정말이지 통영 중앙시장에서는 초장집들이 억쑤로 많다
이 시장 뒷골목으로 가보면 1층 자그마한 점포도 쥐다 초장집이다
다른 초장집들은 문을 닫고 파장하였기에 여기 2층에 있는 초장집으로 갔다
여기는 통영 중앙수산시장 활어회 센터 초장집
영업시간은 오후 9까지 라고 한다
지금 시각 오후 8시,,,
천천히 먹고 가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통영 중앙수산시장 활어회 센터 초장집 메뉴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통영 활어 시장
통영은 바닥이 좁고 인구도 많지 않은데 전통시장을 들어가 보면 부산 자갈치보다 큰 느낌이다
아마도 중앙시장 반절 이상은 수산물 가게고고 초장집이었기 때문일 것이고
그리고 수산물 어종도 다른 항구에 비해 억쑤로 많기 때문일 것이다
통영 중앙수산시장 활어회 센터 초장집 상차림 1인당 4천 원이라나?
어둠이 내린 통영항
어둠이 내린 통영항
다음날 아침, 통영 중앙시장 금정장 모텔서 2층에서 내려다본 통영항
이른 아침 일어나 보니 아산 아저씨는 아직 취침 중이었고 나는 모텔 문을 나섰다
통영 중앙수산시장 금정모텔 앞 주차장
이른 아침, 통영중앙시장 뒷골목을 갔다 오려고 하는데 금정모텔 주인 아지매가 묻는다
"이 차 무슨 차인교?"
"이불 싣고 다니는 이불차요"
"그러면 예! 차 안에 베개커버 좀 있는교?"
"있기는 있지만 모텔서 쓰는 큰 베개커버는 없네요"
"한 이삼 십 개 필요한데,,,"
그러면 다음에 또 여기 오게 되면 싣고 올게요"
이러고선 나는 통영 중앙시장으로 휑하니 사라졌다
혹시 통영 중앙시장 뒷골목에 가면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흔적이 있을까?? 해서,,,
이른 아침 통영 중앙시장 앞, 동피랑 올라는 입구
이른 아침, 통영 중앙 활어시장
이른 아침, 통영 중앙 활어시장 골목길
어서 오이소~~~ 통영 중앙시장
통영 중앙시장 안에는 이렇게 생긴 회 초장집들이 무척 많았다
회 초장집이란 수산시장 난전에서 회를 사 가지고 오면 1인 당 얼마씩 받고 상차림을 해 주는 집이다
이른 아침 시간, 통영 중앙 전통시장
동피랑 가는 길, 통영 전통 중앙시장 초장집
통영 전통 중앙시장 회 초장집
통영 중앙 전통시장에서 동피랑으로 오르는 골목
이 골목에는 아주 오래된 목욕탕이 있었는데 이 목욕탕은 60년 대부터 있었던 목욕탕이라 한다
그러면 작가 박경리 선생도 중앙시장에서 와서 이 목욕탕을 한 번쯤 봤지 않았을까?
통영 중앙시장 동피랑 언덕에서 내려다 본 목욕탕 굴뚝, 대성탕
중앙시장 뒷골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타고 올라가 보니 동피랑이었다
동피랑은 70~80년 대 그 모습 그대로였다
가파른 비탈길에 비좁은 산동네 골목길,
그리고 아주 오래된 빛바랜 목조 슬레이트 양철지붕의 집들,,,
거기서 내려다 보는 통영항은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이라는 소설의 한 페이지를 보는 듯했다
이제 통영항을 뒤로하고 매물이 나왔다는 거제도 농가주택으로 향한다
그런데 거제도에서 산다 하더라도 통영은 기차역이 없다
기차를 타려면 진주시까지 나가야 하는데 아산 아저씨에게는 그것이 불편했나 보다
먹거리가 차고 넘치며 가격도 무척 싼 통영 중앙시장,,,
그 모든 것이 다 좋았는데 한 달에 한번 정도 장거리 서울행 기차를 타야 하는
아산 아저씨에게는 그것이 부담이 되었나 보다
결국 강원도 동해시로 획 가 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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