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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풍경, 07~17년 이야기

똥 싸고 매화타령? 광양 매화축제 텃밭 도서관, 섬진강 망덕포구 벚굴 황포돛배

by 비단왕 2024. 5. 29.

3월 15일 금요일 오전시간, 섬진강변의 매화랜드 - 광양시 다압면(2016년 3월 15일 촬영)

 

하동 화개장터 옥화주막에서 아침으로 재첩국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화개장터는 경남 하동군이지만 바로 거기서 섬진강을 넘어오니 행정구역이 확 바뀐다

경남 하동군에서 전남 광양시로...

그러니까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은 경남 하동이고 남쪽은 전남 광양이었다 

매화는 섬진강 남쪽인 광양쪽이 훨씬 더 많이 핀다고 해서

이 길로 쭈욱 가다가 보니 매화들은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섬진강 광양 매화랜드에서 본 매화 (2016년 3월 15일 촬영)

 

섬진강 광양 매화랜드에서 본 매화 (2016년 3월 15일 촬영)

 

광양 매화랜드 앞, 섬진강 매화로
광양 매화랜드 앞, 섬진강 매화로

 

광양 섬진강 매화

 

광양 섬진강 매화

 

 무슨 강이 뛰어내릴 여울 하나 없다더냐? 

악양천 수양버들만 머리 풀어 감더라!

정태춘 씨의 "섬진강 박시인" 노래 가삿말처럼 뛰어내릴 만한 여울 하나 없는 섬진강 

굳이 정태춘 선생의 "섬진강 박시인"이란 노래 가사를 여기 올려 보자면 아래와 같지  

 

섬진강 박시인 - 노래 정태춘

 

연분홍 봄 볕에도 가슴이 시리더냐?

그리워 뒤척이던 밤, 등불은 껐느냐?

누옥의 처마풍경 소리는 청보리밭 떠나고

지천명 사내 무릎치로 강바람만 차더라 ~

 

봄은 또 왜 오고 지랄이야! 꽃비는 또 왜 오고 지랄!

십리 벚꽃길 환장해도 떠날 것은 떠나더라 

무슨 강이 뛰어내릴 여울 하나 없더냐? 

악양천 수양버들만 머리 풀어 감더라 ~

 

법성포 소년 바람은 화개장터서 놀고

반 백의 무애 위로는 취기가 논다

붉디붉은 청춘의 노래 초록 강물에 주고

쌍계사 골짜기 위로 되새 떼만 날더라 ~

 

그 누가 날 부럽디까? 적멸 대숲에 묻고

양짓녁 도랑다리 위 순정 편지만 쓰더라 ~

 

무슨 강이 뛰어내릴 여울 하나 없더냐? 

악양천 수양버들만 머리 풀어 감더라 ~

 

그러고 보니 여기는 노래 가사처럼 뛰어내릴만한 여울이 진짜 하나도 없었다 

때문에 여기서는 뛰어내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은,,,

 

매화축제가 한창인 섬진강변, 광양 다압면 

 

똥 싸고 매화 타령한다?

이곳은 매화축제할 때 한번 잘못 들어가면 나올 때 고생 엄청 많이 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매화축제 구경하러 가본 적은 없지만 하필이면 그날 멋모르고 이곳을 지나게 되었다  

구례에서 광양 진상에 있는 농부네 텃밭으로 갈 때까지,,, 

 

화개를 지나 광양 다압면 축제장이 가까워질수록 차들은 꼼짝 못 하고 있다 

도대체 이것이 웬 조화냐?

그동안 내가 이곳을 수차례 지나다녀 봤지만 이렇게 차가 밀려 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 자리에서 한두 시간 정도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 보니 아차!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요 부근 어디서 매화축제 하고 있는 거 아냐?

이렇게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리고 뒤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상황은 이미 늦었다 

앞에도 차들이 끝없이 서있고 뒤에도 차들이 끝없이 서있고,,,

 

그래도 차량들의 행렬은 매화꽃 축제 행사장으로 쉼 없이 꾸역꾸역 밀려 들어온다 

강변길은 순식간에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고 대소변을 참지 못한 사람들은

차 문을 열고 길 옆 나무 숲으로 들락날락 거리며 허리띠를 풀었다 

 

옛 말에 똥 싸고 매화타령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때 상황을 생각하면 진짜로 똥오줌 싸면서 매화구경들 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 정도면 사람이 매화 구경하는 것보다 매화가 사람구경 하는 것이 훨 ~ 더 쉽다 

그래서 결국 그날 이곳만 빠져나오는데 2시간이 걸렸던가? 3시간이 걸렸던가? 

그 후로부터 이곳에서 매화축제를 할 때가 되었다 싶으면 아예 이곳을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가곤 했다  

 

매화 왈 ~

워매~ 워매~ 먼 상열이 시키들이 뭣 담시 요로꼬롬 떼거지로 몰려서

허리띠 풀고 대구리 들이밀고 오줌들을 싼당가? 이?

어여 싸게 싸게 물러서지 못혀? 

 

축제기간 이렇게 차가 무지막지하게 밀려 있는데도 꾸역꾸역 들어오는 사람들!  

맛있기로 소문난 시장통 식당 앞에 길게 줄이 서 있어도 기어코 그것을 먹고 가는 사람들!

 

내는 그 축제가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세기의 축제라 하더라도

또 소문난 식당의 음식 맛이 죽음의 맛이라 하더라도

차가 겁나게 밀려 있거나,,, 줄 서서 음식 기다리는 일은 난 절대 못한다 

 

이 길은 매화 축제만 생각하면 진저리가 나는 길목이었는데

다행히도 이날은 평일날 이어서인지 대체적으로 한산한 편이었다 

또 잘못 걸렸으면 똥 싸고 매화타령할 뻔했지 

 

그나저나 지금 광양 농부네 텃밭으로 가고 있는데 도착 한 시간 전에 농부 아저씨께 전화를 했다 

하지만 농부 아저씨는 잠시 외출 중 ,, 하지만 곧바로 들어가겠다고 연락이 왔다 

이제 텃밭에 가서 농부 아저씨 내 외분들 안 기시면

냉장고에서 맛난 매화술이나 슬쩍 꺼내 묵으면 되겠다 싶어 진상면 텃밭으로 향하고 있었다 

 

망덕포구 - 전남 광양시 진월면

 

요 차에는 진상면 텃밭 농부님네서 쓸 예단 이불 20채가 들어있다 

이불을 팔러 가는 건지,, 놀이 가는 건지,, 헷갈린다 

 

그건 그렇고, 10여 년 전에 와봤던 섬진강 망덕포구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달라진 게 있다면 하구 강변에 산책로를 새로이 조성한 것과 횟집들 숫자가 조금 더 늘어났다는 거...

이거 빼고는 이 포구는 10년 전 모습과 거의 비슷하다

 

망덕포구 - 전남 광양시 진월면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 -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의 망덕포구 할 때, 망덕의 "덕"자는 큰 "덕"이나 덕 "덕" 자를 쓸 것 같은데

"망" 자는 무슨 "망"자를 쓰나?

잊을 "망"자는 아닐 테고, 망령될 "망"자는 더더욱 아닐 테고,,,

그렇다면 망망할 "망"? 그물 "망"?

그 어떤 한자를 같다 붙여도 말이 앙 되는 것 같네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 - 광양시 진월면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 - 2007년 10월 촬영

 

이 사진은 바로 이 장소에서 2007년도 10월에 촬영한 사진이다

당시는 사진에서 처럼 황포 돛배가 포구 한가운데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다.

지금은 사라졌는지 안 보이지만,,,

10여 년 전, 망덕포구 한가운데 그림처럼 떠 있었던 황포 돛배! 

워디로 갔을까? 

이미자의 노래에 위하면 황포돛배는 전라남도 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이었었지? 

마지막 석양빛 기폭에 걸고 ~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로 가느냐 ~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 ~

아 아 ~ 아아아 ~ 아 아 ~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돛배야 ~ 

 

그런데 진짜 어디로 갔다냐?

어디로 갔는데 지금은 그 행방이 오리무중이냐?

아마도 이때가 광양 진상면 농부님네 텃밭에서

제1회 농부네 텃밭도서관 생활문화 큰 잔치가 있었던 날이었던 것 같은데,,,

 

황포돗배 사라진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

 

 2대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36년 전통, 광양 망덕포구 나루터 횟집

벚굴구이, 봄도다리, 쑥국 

 

벚꽃 필 때만 나온다는 광양 망덕포구 나루터 횟집 벚굴 

 

벚꽃 필때만 나온다는 광양 망덕포구 나룻터 횟집 벚굴

 

 벚꽃 필 때만 나온다는 광양 망덕포구 나루터 횟집 벚굴구이  

 

요게 얼마냐고 했더니 머라더라?

사 가는 데는 10kg 4만 원이고 식당에서 먹는 데는 5kg 4만 원이라고 했던가?

우리 동네 천북굴에 비하면 좀 비싸기는 하지만 맨날 나오는 것이 아니고

벚꽃 필 때만 나오는 것이라고 하니 귀하긴 귀한가 보다 

크기도 천북굴에 비하면 너 댓 배나 크더만,,,

여하튼 어른들 주먹보다 훨 더 크다 

 

광양 망덕포구 나룻터 횟집

 

광양 텃밭도서관으로 팔려 갈 예단이불 20채 실려있는 비단왕 백토마 - 광양시 망덕포구

 

 

언능 오이다 ~ 이 ~

알슈! 언능 들어가서 막간을 이용 

쥔장 잠시 부재중이실 때 매화술 두어 병 낼름 

뭐 매화술 한 두병 사라져도 누가 퍼마셨는지 알 게 뭐야? 

잠시 막간을 이용, 매화타령이나 해 볼까? 

 

삽자루가 가르켜 주는대로 어슬렁 어슬렁 들어가다 보니...

 

이크~ 이게 머야? 햐 ~ 전에 보았던 모눌정이 오늘도 그모습 그대로,,,

 

텃밭표 항아리도 작년 그대로 건재하게 올망졸망 모여 있었고....

 

장독마당 앞에 세워진 봄 마중이란 시 한 구절이 빼꼼히 내를 째리보구 있는 게

정작 이 시의 주인공인 농부 아저씨는 이때까지 그 모습이 오리무중이었다    

 

봄 마중 - 서재환

 

봄이 오니마니 삼동내 지달리다

오는 봄 보도 못허고 가신 님도 많더만은

복수초 앞장 세우고 달리오는 봄 보소!

 

매화밭에 들어서서 매화차 탐하껑가

정든님 지달림서 고이 빛은 매실주가

술도적 막지 못해서 도가지만 배곱네

 

꽁꽁 언 삭신들은 해만 봐도 살것는디

온 산천 남새들이 다 몰리 나와 댕께

봄 너물 낮빤닥만 봐도 배때지가 부르네

 

어화! 벗님네들! 매화꽃 핑게대고

남녁골 작은 동네 도서관에 못치 앙거

매실주 안주 전험서 봄 마중을 해 보세

 

푹풍한설 몰아치던 엄동설한 다 전디고

방실방실 잇고 있는 복수초를 채리보면

이보다 더 이삔 복수가 세상천지 또 있쓰까 ...

 

그런데 여기서 농부 아저씨가 말씀하시는 술도적 막지 못해 도가지만 배곱네....

에 나오는 그 술도적은 과연 누구를 두고 하는 말임시?

설마! 설마! 내 보고 하는 말씸은 아니시렸다? 

그래도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은 왜지? 

 

혹시 내가 쥔장 잠시 부재중 이실 때 매화술 두어 병 슬쩍 꺼내 퍼마실 줄 알고

미리 이런 글을 여기에 세워 놓은 것은 아니것지이다 ~ 이 ~?

 

봄이 오는 길목의 농부네 텃밭 도서관

 

쥔장님 잠시 출타중인 농부네 텃밭 사랑방, 고요 ~

 

농부네 텃밭 도서관도 저영 ~

 

농부 아저씨가 80년 대부터 몰고 다녔다는 텃밭 이동식 도서관

 

쥔장님 잠시 외출중인 농부네 텃밭 황토방도 고요 ~

 

농부네 텃밭 황토방 아궁이도 잠잠 ~

 

텃밭 황토방 벽에 걸린 농부님 시 한구절도 침묵 ~

 

농부네 텃밭표 하늘 집도 고요 ~
농부네 텃밭 악어들 놀이터도 침묵속에 잠겨 있고...

 

된장, 간장, 고추장은 필요 없고.... 흐음~~ 요 매실주를 워디에 숨겨 놓았을까?

농부네 텃밭 샘터에도 침묵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을 무렵, 바로 그때!

드디어 매화 꽃술을 찾긴 찾았는데,,,

짜안 ~ 하고 나타나시는 농부님과 안방마님!

 

 햐 ~ 이거 천우신조인가? 아니면 먹을 복이 없는 건가?

매화 꽃술은 슬쩍 서리해서 먹는 것이 제맛인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끌어다 놓은 농부네 텃밭 도서관

 

 농부 아저씨와 같이 광양시내로 출타중었다가 돌아오신 텃밭 안방마님은

그날따라 커디션이 안 좋아 방으로 들어가 쉬시고,,,

 

대타로 광양 읍내에서 오신 마님께서 부엌일을 거들어 주시는데 

자연산 표고를 한 봉지 들고 와서 일용할 양식에 첨가하고 있는 중,,,

뒷산에 올라가 무르팍 다 까지며 따 가지고 온 일백 프로 자연산 표고버섯이라나? 

 

쇠귀기와 자연산 표고가 듬뿍 들어간 텃밭표 라면

 

그 사이 홍재가 자꾸 벽난로만 치다 보는 거 보니 마이 추워 보이는 것 같아서...

 

밖에 있는 장작을 한 움큼 들고 들어와 냉큼 불을 지피니 금세 홀 안이 따끈 따근,,,

 

텃밭표 아궁이도 따끈 따근

 

남은 자연산 표고는 비단왕이 냉큼 둘러메고 천안까지 고우 ~

집에 돌아와 방에 따끈 따근 불을 지피고

호젓하게 차례주와 함께 실컷 먹고는 배가 뽕양 ~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칠통속으로 쏙 들어갔더니 

염라 왈 ~ 네 이노움!  

내 표고 내놔라!

화들짝 놀라 벌떡 깨어 보니 휴우 ~ 꿈

 

광양읍내 마님께서 뒷산에 올라가 무르팍 다 까져가져 따 왔다는 표고버섯 

결국 비단 왕이 라면 끓일 때마다 집어넣고 배 째지게 자알도 묵었다 

고맙소! 광양 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