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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풍경, 07~17년 이야기

강원도 5일장 정선 장날, 조양강변서 먹어본 황기 막걸리와 메밀전병 녹두전

by 비단왕 2024. 5. 26.

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14년 6월 27일 촬영된 사진들임을 알려 드립니다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에서 마대산 김삿갓 계곡으로 가는 길목

 

영주시 단산면에서 소백산 고치령을 넘어 영춘면 의풍리 도착....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다시 또 엉뚱한 길로 빠져들고 말았다

한 4~5년 정도 일 외에는 다 잊어버리고 일에 묻혀 살았는데 다시 또 방랑벽이 꿈틀거린다

설레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교차하면서 끝없이 이어진 길을 목적지 없이 무심히 따라간다

산 따라 길 따라 강 따라 바람 따라,,,

 

다시 또 망설이게 하는 의풍 삼거리...

바로 가면 충청도길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강원도 길

동대리 길 와석리 길 헤매 도는 삼거리 길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설까?

망설이다가 그냥 눈 꼭 감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버린다

김삿갓 묘지가 있는 강원도 길로,,,

 

잠시후 도착한 곳, 정선군 서운산 쇄재, 간이 주차장

 

발길을 돌리려고 바람 부는 데로 가봐도 

돌아서지 않는 것은 미련인가 아쉬움인가?

 

김삿갓 묘지가 있는 영월 와석리에서 녹전리로 갔다가 녹전에서 수라리재 터널을 지나니 석항이었다

석항에서 예미읍을 지나 민둥산역이 있는 정선군 남면 문곡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문곡에서 호젓한 골짜기를 따라 20여분 달려오니 서운산 쇄재였다

조금 전까지는 햇살이 너무 좋아 하늘이 온통 파란색이었는데

눈이 오려나? 비가 오려나? 억수장마 지려나?

서운산 백이산 검은 구름이 시커멓게 밀려온다

 

정선 서운산 쇄재에서 내려다본 낙동리 마을

 

낙동리는 정선군 남면 서운산과 백이산 골짜기에 있는 마을로서

선평역이 있고 백이산 등산로가 있는 호젓한 마을이다

마을 가운데 있는 선평역은 서운산에 쇄재라는 터널이 뚫리고 버스노선이 생기면서 퇴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에 아름답고 고즈넉한 산골역으로 각인되고 있다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 이기도 한 백이산과 이곳 서운산 골짜기마을 낙동리는

600년 전 멸망한 고려의 충신들이 개성을 떠나 숨어 살았다는 마을이라고 한다

그 고려의 마지막 충신들은 7명으로서 지금까지 칠현으로 불려지고 있으며

전오륜, 변귀수, 김충한, 고천우, 김위, 이수생, 신안 등이 바로 그 칠현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당시 억압받는 민중들 입장에서 보면 애국지사요 독립투사들이겠지만

이성계의 입장에서 보면 현 정권에 반대하는 용공분자요 반동분자인 동시에 사상범이었던 것이다

 

이들 칠현은 고려가 이성계에 위하여 멸망당하자 이곳 정선 낙동리로 숨어들었고

이곳에 초암을 짓고 산나물과 칡뿌리 뜯어먹으며

세상과 단절된 채 그렇게 끝까지 마지막 생을 보냈다고 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외롭고 고달픈 심정을 한시로 읊으면서,,,

그런데 칠현이 한시로 읊조렸던 가락들이 후세로 구전되고 또 전해지면서 

오늘날의 정선 아리랑이 되었다나,,,?

 

정선군 남면, 서운산 쇄재 터널 앞, 간이 주차장

 

눈 부시도록 파랗게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눈이 오려나? 비가 오려나? 억수장마 지려나?

서운산 먹구름이 마악 모여든다

정선 땅에 들어오니 상황이 정말 정선 아리랑 처럼 되어간다

 

서운산 쇄재 터널을 지날 때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정선읍에 들어서니 억수장마로 돌변했다

시간은 정확히 2014년, 06월 28일, 일요일 오후 3시 33분, 46초

 

억쑤장마비 내리는 정선읍 정선 장터

 

장맛비는 잠시 또 소강상태...

 

이곳은 정선 5일 장터 앞 사거리인데 곧장 가면 조양강 공원이고 우회전하면 5일 장터,

그리고 좌회전하면 강변 주차장이다 

 

사거리에서 정선 5일 장터 주차장을 무료입장 하긴 했는데 오늘은 장날이 아니었다

정선 장날은 끝자리가 2일, 7일인데 이날은 6월 28일로서 바로 어제 파장했다는 거

 

조양강 강변으로 들어오니 장맛비는 그쳤지만

어제 파장한 5일 장터 주차장은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정선 5일 장터, 조양강 강변 주차장

 

잠시 후 강변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햇볕이 나고 축축하던 도로도 다 말랐다

정말 참 변덕스러운 날씨다

조금 전까지 억수장맛비 오더니 다시 또 햇볕이 쩅쩅,,,.

 

차장 밖을 보니 눈이 부실정도로 햇볕이 쨍쨍하다

 

조양강 공원 수양버들 아래 백토마를 묽어놓고 정선 5일 장터로 시적시적 걸어왔을 땐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이 온통 다 파랗다 

이날이 강원도 5일장 정선 장날은 아니지만 요즘은 매일 같이 장이 선다 

그래서 정선 장날은 때맞춰 오지 않아도 장구경을 할 수 있다 

 

일단 5일장 먹거리장터부터 들렸다

 

여기서 고추장 장떡 두쪽, 메밀 전병 두쪽, 녹두전 한쪽, 그리고 황기막걸리 한통을 샀다

그리곤 시장을 빠져나오는데 시장입구에서 송이버섯 파는 아줌이 머라 머라 한다

 

오빠! 송이버섯 좀 팔아죠! 나 오늘 송이버섯 못 팔면 집에 못 들어가!

이런... 빈대떡 장사면 다 팔아줬을 텐데 하필이면 송이버섯장사야? 환장하겠네

그래도 조금만 팔아죠! 응? 

그래서 생각에도 없던 송이도 조금 사들고 왔다

 

잠시 후 백토마 앞에 자리를 펴고 조금 전 시장에서 사 왔던 고추장 장떡과 메밀전병, 녹두전,

그리고 정선 5일장 황기 막걸리를 풀어놓았다

 

정선 5일장터서 사온 고추장 장떡과 메밀전병, 녹두전, 정선5일장 황기 막걸리

 

참 변덕스러운 날씨다. 억수장마에 햇볕에,,,

그래도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최대한 을씨년스럽게

햇볕 쾌청하면 쾌청한 대로 요렇게 호젓하게...

이렇게 막걸리 마시면서 하룻밤 보내면 되는 거 아닌가?

 

정선 5일 장터 고추장 장떡 두 쪽 2천 원, 메빌 전병 두 쪽 2천 원, 녹두전 한쪽 2천 원

정선 황기 막걸리 한통 3천 원, 총 9천 원어치를 풀어놓고 보니 제법 푸짐해 보인다 

동가숙, 서가숙, 노숙자가 이 정도면 훌륭한 거 아닌가? 

 

이제 다 먹고 마셨으니 한숨 자고 일어나야지

 

얼마나 잤을까?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하늘을 보니 하늘은 파랗고

조양강 강물은 먼 추억처럼, 그리고 꿈결처럼 아늑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저녁 무렵 조양강 강변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또 비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흐린 저녁시간, 정선5일장터 강변 주차장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글씨 

또 을씨년스럽게 빗방울이 요렇게 떨어지는 거 아닌가?

이런 때는 걸쭉한 막걸리보다 칼큼하게 소주를 마시면서

베토벤의 피아노 연주 음악, 비창을 한번 들어보는 것도 괜찮겠지? 

정선 5일 장터로 달려가 슈퍼에서 소주 한 병에

마른안주를 사 가지고 다시 강변으로 돌아왔다 

 

어허라! 좋구나! 

강원도 정선 땅에 비가 오는가? 바람이 부는가? 억수 장마 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