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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풍경, 07~17년 이야기

강원도 산골 정선 오지마을, 예미초등학교 연포 분교 선생 김봉두 어디갔노?

by 비단왕 2024. 5. 20.

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08년 9월에 촬영된 사진들임을 알려 드립니다 

 

영화, 선생 김봉두 촬영지였던 농가주택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2008년 9월 촬영)

 

저곳은 영화 선생, 김봉두에서 학교 소사가 사는 집으로 촬영된 적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경기도 수원에서 오신 분이 내 블로그 이웃분이 살고 있습니다

저 왼쪽. 자그마하게 세워진 집은 이번에 새로 세운 집이라고 하는데요

나는 저 새로 아담하게 세워진 새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하였죠

산 첩첩 물 중중한 정선땅 고성리의 아침은 아주 촉촉하고 신선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시만 수원에서 오신 그분은 처음 이사를 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허물어져 가는 집도 수리해야 하고, 텃밭도 가꾸어야 하는데요

이사 와서 반년 내내 허물어져 가는 집을 수리하느라 고단한 날들이 계속되었다고 하네요

 

선생 김봉두에서 소사가 살고 있는 집으로 촬영되었던 양철지붕 목조주택 - 2008년 9월 촬영

 

그분은 처음 이사 와서 저 강원도 정선 농가주택에서만 반년 이상을 살았다고 합니다.

저 농가주택은 지은 지 130년이나 되었다는 집이라고 하는데요

지금도 주춧돌과 서까래는 쌩쌩하더라고요 

 

"선생 김봉두"에서 소사가 살았던 130년된 농가주택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2008년 9월 촬영)

 

여기는 방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인데요

영화 속에서는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의 소사 가 살던 집이라고 하네요.

지금은 수원에서 오신 그분이 수리하여 별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선생 김봉두"의 무대가 되었던 예미 초등학교 연포 분교까지는

자동차로 약 20~30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직선거리로 치자면 자동차로 5~6분 정도 거리밖에 안 되지만 

소형자동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아주 비좁은 산악길에다,

전구간이 급경경사, 급커브로 된 길이라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립니다 

그럼 영화, 선생 김봉두의 무대가 되었던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로 같이 한번 가 보실까요? 

 

고성리에서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로 가는 길목에서 본 화전

 

연포초등학교로 가는 길목엔 옥수수밭과 고추밭들이 가파른 산비탈을 타고 군데군데 있었는데요

모두들 수확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시더라고요(이때가 9월 말경이었음) 

 

사진 왼쪽으로 보면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임도 비슷한 길이 보일 겁니다.

연포초등학교는 저 비좁고 가파른 산등성이를 두세 번 돌아가야 나오죠.

물론 버스는 접근 불가능한 지역입니다

초등학교 고성분교장까지도 통학시키기가 전혀 불가능하죠.

아이들 교육시키려면 마을을 떠나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런 산골마을에 사시는 분들이 정든 고향을 버리고 떠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곳에 있기도 하죠

 

정선 신동읍 고성리에서 연포분교장 가는 길

 

연포분교장으로 가려면 2차선 도로변 고성리에서

이렇게 비좁고 가파른 산악길을 따라 자동차로 30분 정도를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통학을 시킨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죠.

연포분교가 폐교되고 난 후, 남은 아이들은 어떻게 학교를 다니는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저 앞에 우뚝 솟은 산봉우리 아래 골짜기로는 예미초등학교 연포 분교장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분교장 바로 앞으로는 정선 동강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죠

 

예미초등학교 연포 분교앞 정선 동강

 

정선 동강은 정선읍에서 흘러 내려오는 조양강이 정선군 가수리를 지나면서 동강으로 강 이름이 바뀝니다

그리고 이곳 연포분교장이 있는 신동읍 덕천마을을 지나 영월군 문산리와 어라연 쪽으로 흘러들죠

영화, "선생 김봉두"의 김봉두 선생이 이곳에서 아이들과

고기 잡아 구워 먹으며 물놀이를 하기도 했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도 마지막 장면은 학교가 폐교되면서 마을 떠나는 것으로 클라이맥스를 맺게 되죠

이곳에서 영월 동강의 문산리까지는 직선거리로 2Km 정도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보트를 타고 따라 내려가면 약 7~8Km를 내려가야 하죠.

문산리 바로 아래쪽으로는 어라연이 있고요

 

그러니까 이곳 덕천마을은 산 봉우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영월 문산리, 어라연과 마주 보고 있는 곳이죠 

하지만 길은 이곳 연포분교장이 있는 덕천마을에서 끊어집니다

저 산 모퉁이만 돌아가면 영화" 선생 김봉두"의 무대였던 예미초등학교 연포 분교장이 나오는데요

그곳에서부터는 더 이상 어느 곳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없죠.

완전한 종점마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군내버스 종점은 아니죠.

버스는 고성리 지방도에서부터 통행이 전혀 불가능하니까요

사정이 이 정도면 이곳 덕천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고성리 분교장까지 통학을 한다는 것은 완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방법은 딱 하나 ,,

고향을 버리고 학교가 있는 마을로 떠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하여,,,

 

덕천마을 연포초등학교 가는 길목

 

고성리로 이사 오신 그분의 4륜구동 1톤 화물트럭 옆자리에 타고 이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저 앞에서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시적시적 다리를 건너오고 있었죠

연포분교장이 있는 덕천마을에서 걸어 나오고 계신 것 같은데요

군내버스 승강장이 있는 고성리 지방도까지 나가려면 저렇게 걸어서는 3시간도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걸어서 넘기에는 경사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겁니다

이제 이 다리를 건너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연포초등학교가 나오죠

 

영화 "선생 김봉두"의 무대였던 예미초등학교 연포 분교장 -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저 학교는 정선 예미초등학교 연포 분교장으로서 1969년에 설립되었다가

30년 후인 1999년에 폐교된 학교입니다.

30년간 총졸업생이 169명이라고 하니까 1년에 약 5~6명씩 졸업생을 배출한 셈이 되는 거죠

이 학교 바로 옆으로는 동강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으며

강변의 가파른 산 언덕으로는 군데군데 화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포 분교장 놀이터의 그네

 

덕천마을 연포초등학교 화장실

 

연포분교장 화장실 창문으로 보이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정선 동강

 

요즘 도시 아이들은 각종 전자오락 게임이나 인터넷 게임의 놀이문화 속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이런 산골 오지마을의 학생들은 늘 대자연 속에서 뛰놀며 생활했었죠.

그래서 이런 오지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세월이 많이 지나도 순수했던 시절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연포초등학교 화장실

 

이 화장실 바로 왼쪽으로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동강이 깊은 골짜기를 휘어져 돌아가고 있죠.

학교 교정을 몇 장 더 디카에 담은 다음 가장 나중에 저 동강을 촬영하려고 했었는데요

그만 디카의 배터리가 다되는 바람에 학교 운동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동강은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정선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장 교실 입구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영화 "선생 김봉두"에서 이 연포분교로 부임한 선생님은 차승원이였죠.

물론 영화 속에서 나오는 그 선생님은

옛날 섬마을 선생님들처럼 투철한 희생정신을 가지고 부임한 선생님은 아니었습니다

대도시의 학교 선생님으로서 지극히 속물적 근성이 몸에 배어 있는 불량한 선생님이었고

학부모들이 건네주는 돈봉투에만 관심이 많은 선생님이었죠

그런데 그 불량선생이 어느 날 갑자기

마음에도 없는 이곳 강원도 오지마을 학교로 유배되듯이 발령을 받게 된 것입니다.

돈봉투를 받은 벌로 유배당했다고 봐야겠죠

불량선생은 이곳 오지마을 학교에서 다섯 명의 제자를 만나게 되는데요

나중에는 그 아이들을 통해서 진정한 선생님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선생 김봉두"는 누구나 다 가졌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하게 배어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늘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 젖어 살면서 잊힌 추억들을 떠올려 주게 하였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게 해주는 그런 영화였죠

 

연포분교장 교실에 걸려 있는 칠판

 

연포초등학교 교실옆의 복도

 

연포초등학교 뒷뜰

 

연포분교장 우물터와 교실 후면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장 우물터

 

연포초등학교 우물터와 숙직실

 

연포 분교장 숙직실

 

다섯 명의 아이들과 학교 수업을 마친 선생님은 이곳에 머물며 고적한 밤을 보냈을 것입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가파른 산비탈의 화전들과 우뚝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봉우리만 보이는 이곳에서 말이죠

물론 이 마을에는 작은 구멍가게 하나 없습니다.

선술집은 더욱더 없고요

그저 다음날 아이들과 수업할 교재나 들척이면서 

영화에 나오는 불량티쳐 김봉두는 밤이 너무 고적할 때

이곳에서 혼자 고스톱을 치기도 했었다죠?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장 폐교 안내문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영화 선생 김봉두에서는 산내 분교로 나왔지만 

실제는 정선 예미초등학교 연포 분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