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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이야기

김동리 소설 역마의 무대, 하동 5일장 화개장터 장날 옥화주막 섬진강 재첩국

by 비단왕 2024. 5. 28.

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18년 6월에 촬영된 사진들임을 알려 드립니다 

 

하동 화개장터 주차장(하동군 화개면) 2018년 6월 촬영

 

비가 오락가락하던 6월의 어느 날

섬진강을 따라 20여분 달렸더니 섬진강변 하동 화개장터였다

우선 화개장터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점심식사를 할만한 마땅한 곳을 찾아 나섰다

 

하동 화개장터 주차장(하동군 화개면) 2018년 6월 촬영

 

이제 어디로 가서 점심 식사를 할까?

화개 장터 식당 앞을 지나갈 때 어서 오이소 ~  일단 들어와 보이소 ~

여기로 오이소 ~ 잘해 줍니데이 ~

이런 식당은 될 수 있는 대로 가지 말아야 할 텐데,,,

 

화개장터 주차장에서 나오는데 작년 이만 때쯤 화개에 왔을 때 보았던 그 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 아래로는 화개천이 흐르고 다리를 건너면 다리 오른쪽으로 화개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다 

다리 아래쪽으로도 강변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엔 주차공간이 늘 여유롭다  

 

화개장터 앞 화개천 교량

 

하동 화개천변 화개 시외버스 터미널

 

하동 화개 시외버스 터미널

 

장터 앞을 흐르는 화개천

 

이곳은 화개장터 주차장 앞에 있는 노점들인데 매실을 비롯한 농산물들과 오래된 골동품,

도자기, 그림, 액자, 그리고 절구공이, 놋그릇, 동으로 만든 조형물,

황동 불상등을 파는 만물상이 있다

 

하동 화개장터 만물상

 

10원 짜리 동전으로 만들었다는 황동금이 있는 맘물상

 

옛물건 사고 파는 만물상

 

매실을 비롯한 지역 특산물을 파는 농산물 거리 노점

 

하동 5일장 화개장터 장날 

주차장 앞 농산물 노점과 만물상을 돌아봤으니 점심식사 할만한 곳을 찾아 장터로 들어가 본다

이곳은 주차장서 화개장터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이 골목 좌우로 주막과 식당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은어튀김, 빙어튀김, 참게탕, 메기탕, 재첩국, 재첩회, 산채비빔밥, 막걸리, 동동주, 각종 부침개 등을

파는 식당과 주점들이 많이 몰려있고 사람들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늘 북적거린다

그런데 이 장터에서도 내 입맛대로 고르고 맘에 드는 식당에 들어갈 수 있는 선택권이 있지만

장터 들어가는 입구에 올망졸망 붙어있는 식당과 주막들은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구경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잘 주지 않는다

이유는 손님 유치경쟁이 아주 치열하기 때문이다

업소들끼리 서로 질세라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손짓 발짓하며 손님들을 불러들인다

 

들어와 봅세요!

일단 들어와 봅시라니깐요! 

은어 한 접시 ㅇㅇ원... 엄청 싸게 해 드릴게요!

 

이렇게 호객하던 집에 막상 들어가 보면 십중팔구는 실망하게 된다

잘해주겠다고 손짓, 발짓으로 호객하며 하던 말은 금세 잊어버리고

들어가서 싼 음식 시키면 금세 시큰둥....

그리고는 들어온 손님 대충대충 상 차려주고 밖으로 나가서 손짓 발짓으로 또 호객한다

그래서 사람들 북적이는 이런 관광지에 오게 되면 장바닥 식당과 주막은 피하게 되고

시장 외곽에 있는 호객을 하지 않는 조용한 식당을 찾아가게 된다

 

하동 5일장 화개장터 장날

 

하동 5일장 화개장날

 

조영남의 노래 가삿말에 위하면 화개장날은 윗말 구례사람과 아랫말 하동사람 산청사람,

그리고 섬진강 건너 광양사람들이 장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그런 장이라고 했다

그런데 장터에 들어서니 하동, 산청, 구례, 광양 손님들이 아니라 멀리서 온 손님들이 많았다   

20대 젊은 사람들에서부터 60대, 그리고 70대 할부지들,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까지 화개장터를 찾는 사람들의 연령층은 아주 다양했다

 

하동 5일장 화개장날

 

화개장터 수족관 속, 참게

 

화개 장터 수족관 속 메기

 

화개장터 수족관 속 은어

 

참게탕, 제첩국, 재첩회, 맛있는 집

 

하동 야생차 - 화개진가

 

화개장터 소문난 집, 옥화 주막

 

전에도 한번 가본 적 있는 화개장터 옥화주막 

전에 왔을 때는 이 옥화주막이 김동리 소설 TV문학관 역마에 등장했던 그 주막의 옥화인 줄 몰랐지 

소설 속 무대의 옥화주막이 화개장터에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었고,,,

 

3~4년 전 어느 영화 사이트에서 TV 문학관 역마를 다운로드하여서 몇 차례 봤던 적이 있다 

하지만 문학관 영화에서는 옥화주막이 하동 화개장터에 있다는 말을 하지 않더군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경상도 말과 전라도 말을 많이 사용하기에

경상도와 전라도 어디쯤에 있는 옥화주막이려거니 했었지

 

그리고 이곳 옥화주막도 설마 김동리 소설 TV 문학관 드라마, 역마에 나오는 옥화주막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 했었고,,,

이제까지 이 집 주인장 이름이 옥화인 줄로만 알았다니까 ㅋ

 

김동리 소설 TV문학관 역마의 무대, 하동 화개장터 옥화주막

 

하동 화개장터 옥화주막 메뉴표

 

벚굴 전, 2만원이라고 하는데 아마 맛은 재첩 파전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드는거 있지?

왜냐하면 재첩이나 벚굴이나 섬진강 민물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벚굴전 맛도 역시 밍밍할 거란 생각,,,

 

김동리 소설 TV문학관 역마의 무대, 하동 화개장터 옥화주막 

 

하동 화개장터 옥화주막 재첩파전, 1만원

 

이날 여기서 재첩국 정식 2인분 하고 재첩 파전 하나 시켜 먹었는데 홍재는 재첩국 몇 숟갈 뜨다 말더군

원래 재첩국은 밍밍해서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음식인데,,,

그럴 줄 알았으면 산채 비빔밥+재첩국을 시켜서 먹을 걸 그랬나 봐  

가격도 재첩국 정식과 똑같은 8천 원인데,,,

 

내가 재첩국 그릇을 싹 비운 이유는 맛있어서가 아니었어

어제저녁도 못 먹고 패키병맥주만 먹었더니 배가 좀 고팠었거든

그래서 닥닥 긁어먹은 거야

 

그러면 왜? 재첩국을 시켜 먹었냐고?

홍재가 재첩국이라는 것을 말로만 들어봤지 이때까지 실제로는 한 번도 못 봤다는 거야

그래서 혹시 홍재 입맛에는 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번 시켜본 거지

그런데 혹시 나가 역시나,,, 였던 거 있지? 

 

홍재는 강원도 산골짝 강변에서 살았는데 그 강에 다슬기는 많지만 재첩이란 것은 없었다고 하더군

그래서 다슬기국은 많이 먹어 봤지만 재첩국은 구경도 못해봤다는 거였어

 

누가 나에게 재첩국 먹을라? 아니면 다슬기국 먹을라?

이렇게 물어 온다면 나는 당연 다슬기국을 선택할 거야

왜냐하면 재첩국은 그 맛이 밍밍하기 이를 데 없으니까ㅡㅡ

더구나 요즘은 하동 화개장터에도 냉동된 중국산 재첩이 들어온다고 하니까 말할 필요도 없겠지?

 

김동리 소설 "역마"와 화개장터!

이 옥화에 대한 소개글을 못 봤다면 나는 지금까지 여기 옥화주막 주인장 성함이 옥화인 줄 알았을 거야

그냥 소설 속에 나오는 동명이인의 이름을 가진 옥화주막 주인,,, 이 정도 알고 있었겠지

 그런데 TV문학관 역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정애리, 이지훈, 최자혜, 이순재인데

여기에 소개된 내용 속 사진을 보니 주연은 신성일과 남정임이었어

그렇다면 신성일, 남정임 주연의 영화 역마가

TV문학관 이지훈, 최자혜 주연의 역마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참고로 TV문학관 역마는 2005년도에 방영되었고 영화 역마는 1967년도에 개봉을 했다 하니까

신성일, 남정임 주연의 영화 역마가 TV문학관 역마보다 40년이나 먼저 상영되었다는 거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에 상영되었던 영화 역마를 한번 보려고 

인터넷 영화 사이트를 다 뒤져 봤지만 올라온 사이트가 하나도 없더군  

그때 당시의 영화를 볼 수만 있었다면 하동 화개장터의 원래 모습이 어땠었는지

확실히 알 수가 있었을 텐데,,,

 

50년전 김동리 소설, 영화 역마의 촬영지였다는 하동 화개장터

 

2005년도에 상영되었던 TV문학관 역마

 

2005년도에 상영 되었던 TV문학관 촬영지는 김동리 소설 속에 나오는 하동 화개장터가 아니라

강원도 오대산 자락에 있는 진부의 어느 산골 마을이라고 하더군

일단은 하동, 광양, 구례의 섬진강이 보여야 현장감이 날 텐데 화면 속에 맨 산과 계곡만 보이니까

50년 전 신성일, 남정임 주연의 역마보다는 현장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

 

그렇다고 본래의 모습이 완벽하게 훼손된 하동 화개장터에서 촬영을 하자니 

현장감이 더 현저하게 떨어질 것은 뻔한 일 아니겠어?

그러니 TV문학관 역마를 보는 내내 촬영지가 아디인 줄 알 수 없었던 것은 당연했던 거였지 ㅎㅎ

그러면 지금부터 2005년도에 상영되었던 이지훈, 최자혜 주연의 TV 문학관 영상을 몇 개 보여 주겠어

 

TV문학관 드라마가 시작되자마자 주막이 나오는데

 바로 이 주막이 하동 섬진강 화개장터의 옥화주막이라는 거야 

하지만 드라마 촬영지는 화개장터가 아니라 강원도 오대산 자락의 어느 산골 마을이었다고 하더군

 드라마 속 화면 왼쪽은 성기의 엄마 옥화(정애리), 왼쪽은 같이 주막에서 일하는 주모였던 거지 

역마의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거였어  

 

김동리 소설 드라마 속의 화개장터 옥화주막

 

"역마"란 문자 그대로 역마살이라는 이야기 아니겠어?

일정한 거주지 없이 부초처럼 이장, 저장 떠돌아다니는 떠돌이들의 고단한 삶을 그린 소설인거지

 

이야기의 시작은 남사당 패거리의 우두머리 격인 꼭두쇠가

하동의 화개장터에서 주막집 주모와 눈이 맞아 인연을 맺는 것으로 시작되는 거였어 

하룻밤 풋사랑이었던 거지

 

그 후 그는 그곳을 훌쩍 떠나 전라도 지방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40년 만에 화개에 다시 나타난 거야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어디서 낳았는지 과년한 딸을 하나 데리고...

그때 그는 다 늙어서 허리는 구부정했는데 등에는 채를 잔뜩이고 있더군 

 

남사당 패거리의 우두머리 격인 꼭두쇠가 그만 등짐을 지고 다니는 보부상이 되어버린 거였어

이장 저장 돌아다니며 채를 파는 채장수 보부상으로....

그 채장수 영감이 과년한 딸 계연(최자혜)을 바로 이곳 옥화주막에 맡겨 놓고 다시 길을 떠났던 거지  

 

화개장터에서 주막을 꾸려가며 사는 옥화(정애리)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지훈)의

역마살을 없애기 위해 쌍계사에 보내 생활하게 하고 장날에만 집에 와있게 했었어

그러던 어느 날 채장수 영감이 딸 계연(최자혜)을 주막에 맡겨 놓고 다시 장삿길을 떠났던 거지

바로 이때 옥화는 계연을 성기와 결혼시켜 역마살을 막아 보려는 심정으로

성기와 계연을 가깝게 지내도록 했었던 거야

이들의 기구한 운명의 장난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 거였어

 

채장수 영감의 딸, 계연과 성기가 한참 가까워진 어느 날

우연히 계연(최자혜)의 귓바퀴에 난 사마귀를 보고 화들짝 놀란 옥화는

계연이 자신의 동생일지 모르다는 예감이 번득 들었던 거지

그리고 그 후부터 두 사람을 가까이하지 못하게 했었던 것이고....

 

남사당 패 우두머리가 바로 채장수 영감이고 옥화와 계연은

서로 이복 자매가 되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들을 가깝게 둘 수 없었던 거였어

 

채장수 영감이 먼 장삿길에서 다시 돌아옴으로써 옥화의 예감은 맞게 되고,

옥화와 계연은 어처구니없게도 서로 이복 자매임이 밝혀지게 된 되었어

40년 전, 옥화의 어머니와 하룻밤 풋사랑을 나눈 채장수의 딸이 바로 옥화임이 밝혀진 거지 

 

서로 맺어질 수 없는 사이이기에 채장수 영감은 계연을 데리고 고향으로 떠나간 거야

이 일이 있은 후 성기는 몸져눕게 되고 병이 낫자

역마살을 따라 엿판을 꾸려 집을 떠났던 것이었어 

계연이 간 반대 방향으로 말이지,,,

 

ㅚ걸 화개장터 정자옆, 목포집

 

화개 농산물, 약초 판매장터

 

 하동 5일장 화개장터 장날 

이곳은 화개장터 약초와 농산물을 판매하는 골목인데 농산물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마가목, 인동초, 약모초, 엉겅퀴, 삼백초, 느릅나무, 우엉, 국화, 뽕잎차, 까마중, 상황버섯, 표고버섯,

녹차, 여주환, 백수오,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야관문, 메밀차, 결명자, 녹차, 솔잎가루, 뽕잎가루,

홍화씨, 민들레환, 우슬환, 개똥쑥환, 표고가루, 도라지 가루, 도라지 환, 울금, 햇고사리, 햇취나물,

쑥부정이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그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여기서 약초장사 하려면 약초박사정도는 되어야 장사할 수 있을 듯,,,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농산물과 약초가 몰려있는 하동 5일장 화개 장날 

 

요것은 산마라고 하는 것인데 산마의 모양새가 좀 이상해 보인다

산마는 더덕처럼 길쭉하게 생긴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산마는 생김새가 무신 고구마처럼 생겼다 

 

화개장터 초가지붕 위로는 박넝쿨이 아닌 플라스틱 넝쿨이 올라가 있다(오른쪽) 

시멘트 공고리 바닥을 뚫고 나올 수 있는 박넝쿨은 없을까?

그러면 굳이 플라스틱 박넝쿨을 초가지붕에 올리지 않아도 되지 

 

.... 경상도 대구와 전라도 광주를 잇는 88 올림픽 고속도로도를 개통하던 때가 80년대 중반이었고

조영남이 화개장터란 곡을 처음 발표했던 해는 아마도 한국에 88 올림픽이 열리던 때였던 것 같다

조영남의 화개장터란 노래가 처음 발표되던 88년도...

그 당시가 아마도 조영남의 노래 가삿말처럼 화개는 가장 화개다운 장터가 아니었던가 싶다

아랫말 하동 사람과 윗말 구례사람이 닷새만에 어우러져 장을 펼치고

광양에선 삐걱삐걱 나룻배 타고 산청에선 부릉부릉 버스를 타고 와서

오손도손 왁자지껄 장을 펼친다는 화개장터....

이제는 그 흔적을 기타를 들고 있는 카수 조영남 동상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화개장터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카수 조영남 동상

 

비가 오락 가락하는 하동 5일장 화개 장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