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북평, 전천강변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던 어느 해 3월
정선, 영월 동강 산꼭대기에서 나고 살았다는 영월, 정선 촌놈과 묵호항 중앙시장 나들이를 나섰다
자신이 살았던 곳은 영월 동강이라 하는데 그 마을은 정선 동강과 마주 보는 마을이었다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영월 동강 산꼭대기 산지당 샘,,,
이 마을은 지도에도 없는 마을이다
그 부근에 사는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아주 비밀스러운 곳에 있는 마을이다
묵호도 같은 강원도라 하지만 워낙 구절양장 산꼭대기 첩첩산중이 고향인지라
동해바다 구경을 못했다는 정선 영월 산지당 샘이라는 촌놈 ,, 이날 드디어 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영월, 정선 동강이라 칭했다
봄비가 사브작 사브작 내리는 어느 봄날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걸어가다 보니 오잉? 이건 또 뭐임?
미워도 다시 한번?
묵호극장 대개봉?
알고 보니 이 영화는 60년 대에 개봉되었다는 영화로서 주연은 신영균과 문희,,라는데,,,
그런데 이 영화가 묵호에서도 절찬리에 상영되었나 보다
그렇다면 60년 대 묵호는 어땠을까?
당시는 동해시 묵호읍이 아니라 명주군 묵호였겠지
먼 옛날, 삼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묵호는 동예, 삼척은 실질국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묵호의 동예가 삼척의 실질국으로 쳐들어가니
실질국 병사들이 울진으로 36계 줄행랑을 쳤다지?
결국 지금 현재 소원대로 된 거지
묵호 동예가 동해시가 되어 삼척의 북평까지 먹었으니,,,
실질국에 대한 전설은 울진 뿐만 아니라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에도 있었어
삼한 시대 때 묵호의 동예족과 삼척의 실질국이 여기서 피 튀기는 용호백병전을 치렀다는,,,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
그래서 승부리라고 했던가?
아니 도대체 보이는 것이라곤 하늘 세평 텃밭 세평 밖에 없는 이 첩첩산중에서
무엇을 따 먹겠다고 피 튀기는 승부를 벌였던가?
그래서 승부역에 붙은 "승부"라는 글자를 자세히 봤지
그런데 승부역(承富驛)이라고 하더군
아하~~~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것도 아니야
부자가 되려면 우선 하늘이 3만 평쯤 되어야 하고 밭도 3만 평쯤 되어야 하는데
이건 뭐 하늘은 세평만 보이고 텃밭도 3평이라는데 말이 안 되는 거 있지?
아하~~~ 알겠다
이곳에 들어오면 부자가 되긴 애당초 글렀다,,, 해서 승부라 했던 거야
묵호에 살던 사람들이 그렇게 멍청하진 않았을진대 어쩌다 석포면 승부리까지 쳐들어 갔댜?
여하튼 각설하고, 미워도 다시 한번,,,
한때 묵호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했던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
그들은 왜? 이 영화에 그렇게 열광을 했던가?
강릉 출신 소설가 심상대 씨는 묵호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지
술과 바람의 도시라고,,,
바람 부는 날, 술 마시면 바람피우게 되고 바람피우면 미워하게 되고
미워하게 되면 예전의 그 사람 또 생각나고,,, 그리고 미워도 다시 한번?
묵호도 바람 부는 날, 바람의 언덕에서 술 한 잔 마시고, 바람 엄청 피웠나 보다 ,, 하하 ,,,
묵호 중앙시장 먹거리 광장이란 현판이 붙어 있어
여기 먹거리가 좀 있나 보다 ,, 기웃기웃 기웃거려 봤으나 죄다 맹탕일세
문을 연 집들이 하나도 없는 거야
다음은 묵호 중앙시장 야시장!
야시장이라면 밤시장이라는 거야? 아님 들판에 있는 시장이라는 거야?
아무리 봐도 밤시장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맨바닥에 있던 시장?
시장 안, 위에 아케이드 지붕이 씌워져 있는 것으로 봐서 예전엔 거리 노상이었던 시장인가 보다
묵호 중앙시장 어시장 앞을 지나가는데 북평 아저씨,, 사진 고마 박고 어여 따라와~~~ 왕짜증
그런데 야채가게 앞에서 가던 발걸음 멈추더니 무엇인가 산다?
아하~~ 파와 마늘,,, 북평 강변 아파트에 가서 파, 마늘장을 만들어 먹는다고,,,?
묵호 중앙시장을 한 바퀴 돌아 나왔더니 이런 골목이 보였어
찐빵, 만두, 호떡, 감자전, 메밀 전 등을 파는 먹거리 시장
이 먹거리 골목은 사람들이 제법 북적이더군
슬슬 걸어가다 영월 촌 아저씨와 북평 아저씨가 자리 잡은 곳 ,, 옛 호떡 할머니
그런데 이건 또 뭔 시추에이션?
이러고 있으니 꼭 TV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에 나오는 출연자들 같네
영월 동강 첩첩산 산꼭대기 사는 영월 촌 아저씨
얼굴 세상에 알려지는 게 싫다고?
알았쪄! 알았쪄!
강원도 영월 산꼭대기 짝궁뎅이 감자바우 얼굴 뭐 그리 대수라고?
그런데 북평에 사는 아저씨는 왜 또 저러고 있는 건대?
고향 아산 사람들 나 여기 있는 거 알면 안 된다고?
알았쪄! 알았쪄!
그래도 지방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에 출연은 하고 싶은가 보네
호떡이 나올 때까지 북평 아저씨는 영월 동강 촌 아저씨에게
막간을 이용하여 입씨름이나 하자고 했다
이기면 안 되고 이긴 쪽이 호떡을 사 오기로,,,
스스로를 가장 비천하게 말한 사람이 이긴 것으로,,,,
영월 촌 아저씨: 형님이 먼저 하시죠?
북평 아저씨: 나는 한 마리 나귀다
(농담 속에 진담이 있다?)
영월 촌아저씨: 나는 나귀 새끼입니다
북평 아저씨: 나는 나귀 똥이다
영월 촌 아저씨: 나는 똥 속의 벌레입니다
그러자 북평 아저씨가 영월 촌 아저씨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물었다
북평 아저씨: 너는 그 속에서 무얼 하는데?
영월 촌 아저씨: 봄을 시원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자 북평 아저씨가 말했다
북평 아저씨: 호떡을 사 오너라!
과연 영월 촌 아저씨에 북평 아저씨다
호흡이 척척 맞으니,,,
그러나 이 무슨 수작일까?
호떡 하나씩 먹고 메밀 전을 먹으며 영월 촌 아저씨가 북평 아저씨에게 묻는다
영월 촌아저씨: 형님은 북평서 뭐 하십니까?
(영월 촌놈 다운 질문이다. 이곳은 북평 백복령의 일이며 마음의 본래 자리이기도 하다)
북평 아저씨: 이것이 무엇인가?
(백복령은 역시 산세가 험준하군, 백전노장답다)
영월 촌 아저씨: 형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너무 쉽게 물러 나는군. 그렇게 쉽게 얻으려 하다니,,, 누구에게 묻는 거냐?
북평 아저씨: 삼척 해신당이나 가 보아라
(한가한 놈 같으니 몸만 피곤하게 돌아다니기만 하다니,,, 네 속에서 찾아라)
영월 촌아저씨: ,,,,,,,,,:::
북평 아저씨: 강물 옆에서 목 말라죽는 사람,
밥통 옆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항하수 모래알처럼 많구나
(남의 호떡이 커 보이는 것은 그중 낫다.
자기의 호떡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말라비틀어지게 하는 이도 있다)
몸을 획~ 돌려 카메라 들이대는 시간 0.2초
얼굴 가리는 시간 0.1초
또 간발의 차이로 사진 촬영 실패
그냥 제목을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으로 하자
영월 촌아저씨가 나고 자랐다는 고향은 영월 동강이 있는 문산리에서도
산을 타고 1시간가량 올라가야 하는 험준한 산꼭대기 마을이다
지금은 그 마을이 모두 사라졌지만 그곳에 어찌나 가고 싶어 하는지,,,
언젠가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라고 했던가?
고성 산성이 있는 마을,,,
그 마을에서 비좁고 가파른 산길을 타고 덕천리 연포마을까지 갔었지
연포 마을에 있는 연포 분교는 예미 초등학고 분교장이었고
예전에 "선생 김봉두"라는 영화를 봤었던 분들은 알 것이다
그 마을 가려면 길이 얼마나 험한지,,,
군내버스조차 다니지 않는 산골 벽지 중의 벽지 마을,,,
그곳에서 길이 끊어진 것 같아 보였는데 오잉? 이어지는 길이 있었으니
연포분교에서 깊은 골짜기를 따라 20~30분 들어가면 정선 거북이 마을에서 길은 끊어진다
정선 거북이 마을은 단 한 가구가 살고 있는 동네,,,
바로 그 앞으로는 비암이 기어가듯 정선 동강이 흐르고 그 강 건너에는 가정 마을이 있다
정선 거북이 마을에서 나룻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곳, 영월 가정 마을,,,
그 가정마을에서도 험하고 험한 산길을 타고 1시간을 걸어가야 한다나?
여하튼 저것이 촌것은 촌것인데 엄청난 촌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 마을에 살았던,,,
바로 이때 묵호 중앙시장 옛 호떡 할머니가 이것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하고 밖을 내다본다
바로 이때 비단왕,,,
지금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 촬영하고 있는 중입니다
너! 영월 배 건너는 마을 촌넘!
언젠가는 얼굴 정통으로 찍힐 날이 있을 거다
이 오징어는 누가 먹으려고 세 마리만 걸어 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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