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익 선생은 일찍이 대금, 태평소를 배웠다고 합니다
가수라기보다는 노래 부르는 가객, 혹은 소리꾼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듯싶습니다
그는 음악을 시작한 지 30여 년 만에 "하늘 가는 길" 이란 앨범을 내고 정식으로 데뷔했습니다
장사익이 만들고 장사익이 부르는 노래는 자작곡이라기보다 술을 빚듯이
오랜 시간동안 숙성시켜 빚어낸 우리네 가락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합니다
술을 빚듯이 노래를 빚어내는 사람은 술에 약간 취한 사람처럼 흥얼흥얼 거리기도 하죠
오랜 세월 노래에 대한 열정과 정열로 우리네 한의 소리를
숙성시킨 것이 그의 소리에 배여 흥얼흥얼 스며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흥얼흥얼 거리듯 흘러나오는 소리는 요즘의 대중가요와는 달리
일반 대중음악의 틀을 벗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스러움으로 표출되었습니다
이처럼 그의 소리는 즉흥성을 지니고 있기에 생명력이 있고 박진감 넘치게 들리는 것이죠
장사익의 노래는 장르 면에서도 아주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국악, 트로트, 시, 블루스, 등등... 심지어는 재즈풍으로 흥얼흥얼 거리는 가락도 있죠
이런 소리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으로 부르기 때문에 우리네 삶의 현장과 조화가 아주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때 장사익의 노래에 임동창의 파격적인 피아노 음악까지 합세하여
소리와 피아노의 절묘한 가락으로 이어지기도 했었죠
피아노와 북, 장구 등으로 조촐하게 구성하여 반주를 하지만 오히려 여러 가지 악기를 사용하여 연주하는 것보다
더 파격적으로 들려오는 이유는 오랜 세월 동안 숙성시켜 왔던 그의 담백한 목소리 덕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형식은 전통 국악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그 어떤 틀에도 구애되지 않게 살아왔던 그의 인생살이가 엿보이는듯하고
진솔한 삶을 살아온 그의 박진감 넘치는 소리들은 이제 우리들의 귀에 익숙하게 되었죠
장사익의 노래 속에는 우리들이 살아왔던 과거의 모습이 담겨 있고 삶의 고달픔과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힘겨운 인생살이에 지친 사람들을 연민하는 연민의 소박한 정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또 한편에선 장사익 선생에 대한 이런 평도 있더군요
뭔 악을 그리쓰나?
엄청 힘들게 노래 한다
노래 듣다 숨 넘어 갈 것 같다,,,등,,
장사익은 처음부터 오선지를 이용하여 콩나물 대가리 같은 것을 그려가며 곡을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나오는 대로 흥얼흥얼 불러 보면서 자신의 몸에 맞춘다고 합니다
처음엔 선술집에서 술 취한 사람처럼 흥얼흥얼 시작하여 이제 됐다 싶으면
갈고닦고 연마하고 숙성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로 완성시킨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장사익이 만든 소리는 악보가 없기로 유명하죠
그에게는 소리의 높 낮이와 길이를 기록하는 콩나물 대가리는 거의 필요치가 않습니다
오로지 오랜 세월 동안 몸에 배어 온 감각에 맞길 뿐이죠
94년도에 데뷔한 장사익 선생은 소리 하는 것 말고는 산다는 일도... 사는 의미도...
모두 없을 것만 같아 마흔여섯 늦깎이 가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태평소를 불었고 유난히 큰 목청으로 노래도 썩 잘했다고 하는 그는
군 복무 시절엔 문화 선전대에서 근무했고,
제대 후 가수의 길을 택할 것인지 고민한 적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리저리 궁리하다 여의치 않아 그냥 가수의 꿈을 접고 직장생활을 비롯해 독서실, 카센터 등...
안 해본 일 없이 전전했다고 하는 그는
나이 쉰을 앞 앞두고서야 운명처럼 노래를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새우젓으로 유명한 광천출신 소리꾼 장사익 선생의 "봄날은 간다"를
비단왕이 동영상을 만들어 올려봤습니다
삼식이, 찔레꽃, 국밥집에서는 가사만 적어 봅니다
봄날은 간다 - 장사익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들던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 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 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삼식이 - 장사익
삼식아 ~ 아 ~ 삼식아 ~
아 ~ 워디 갔다 이제 오는겨
재 손 좀 봐요
새카만 것이 까마귀가 보면 할아버지 하것어 ~ 어 ~
빨랑와 손 씻고 밥 먹어 ~ 어 ~
소낙비는 내리구요
업은 애기 보채구요
허리띠는 풀렸구요
광우리는 이었구요
소코팽이 놓치구요
논의 뚝은 터지구요
치마폭은 밟히구요
시어머니 부르구요
똥오줌은 마렵구요~~~
어~떤날 엄마
어~떤날 엄마
소낙비는 내리구요
허리띠는 풀렸구요
업은 애기 보채구요
광우리는 이었구요
소코팽이 놓치구요
논의 뚝은 터지구요
치마폭은 밟히구요
시어머니 부르구요
똥오줌은 마렵구요~~~
어 ~ 떤날 엄마
어 ~ 떤날 엄마
엄마 엄마 이리 와 요것 보셔요
병아리 떼 쫑쫑쫑 놀고 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미나리 파란싹이 돋아났어요
매엠 ~ 메엠 ~ 메엠 ~메에엠 ~
띠 디리릭 ~ 띠디리딕 ~ 띠띠 리릭 ~ 띠디리딕 디띠 ~
삼식아 ~ 아 ~ 삼식아 ~
아 ~ 워디 갔다 이제 오는겨~~
재 손 좀 봐요
새카만 것이 까마귀가 보면 할아버지 하것어 ~ 어 ~
아 빨랑와서 손 씻고 밥 먹고 공부 좀 혀 ~ 어 ~
내 못 살겠어 ~ 어 ~
사암 식아 ~ 이 ~
찔레꽃 - 장사익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찔레꽃처럼 춤췄지
찔레꽃처럼 사랑했지
찔레꽃처럼 살았지
당신은 찔레꽃
국밥집에서 - 장사익
노래를 부른다
허리가 굽은 그가
탁자를 타닥치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희망가를 부른다
이마의 깊은 주름은
세상을 덮고
머무는 나를 본다
그렇다
저 노인은 가는 길을 안다
끝내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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