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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나물 캐는 아저씨! 여수 낭도 캠핑장, 원추리 나물 요리 만들기(낭도 중학교)

by 비단왕 2024. 3. 24.

여수 낭도 캠핑장

 

여수 낭도는 여수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으로서 

2020년, 여수 고흥 간 연륙연도교 개통과 함께 육지가 된 섬이다 

때는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고 버들가지가 기지개를 켜고 마루밑 똥개들이 하품을 하는 봄 ,, 

고흥 녹동 아저씨와 비단 왕은 길을 나섰다 

고흥 반도는 다 돌아다녀봤으니 여수로 눈을 돌린 것이다 

어제저녁 먹다 남은 세발낙지 몇 마리 들고 ,, 

 

고흥 녹동에서 남쪽 바닷길을 따라 오마 간척지를 지나고 도화면 발포리 해변, 익금 해변,

포두면 해창만 갈대숲, 해창만 방조제, 팔영산, 영남 초등학교, 우두항을 지나니 팔영대교였고 

 팔영 대교를 건너니 여수 적금도였고 바로 여수 낭도였다 

예전에 고흥 우두항에서 빤히 보이는 섬 여수 적금도와 낭도를

벼르고 벼르다가 이날 오게 된 것이다 

 

봄철, 한산한 여수 낭도 캠핑장

 

여수 낭도 캠핑장은 원래 여수 낭도 중학교 분교장이었다 

1977년에 개교하여 2013년에 폐교된 중학교 ,, 

이제 폐교된 학교는 캠핑장이 되어 있었다 

 

섬에 나서 섬에서 중학교를 다녔던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 낭도 중학교 운동장 앞에는 낭도 해수욕장이라는 바다가 있고 

바다 건너 우뚝 솟은 고흥의 우미산과 팔영산을 매일 바라보고 살았겠지 

봄이면 봄나물도 뜯어가며 ,,

 

여수 낭도 캠핑장 공동 수도

 

여수 낭도 캠핑장 관리동

 

여수 낭도 캠핑장 요금표

 

여수 낭도 캠핑장 개수대

 

여수 낭도 캠핑장 개수대

 

여수 낭도 캠핑장에 차를 알박고 보니 이렁 ~~ 술이 없네! 

그래서 해변길을 어슬렁어슬렁 ,, 걷다 보니 요런 포차가 보였다 

 

낭도 포차

, 캠핑장 편의점은 캠핑장 손님들이 없어 그런지 문이 굳게 잠겨 있어 여기까지 어슬렁 거리며 걸어왔다 

포차 앞에 와 보니 낭도 막걸리 한 병에 2천 원 판매한다고 ,?

여기서 낭도 막걸리 서너 병 사 가지고 다시 왔던 길로 기웃기웃 걸어가는데 ,,

 

동네 골목길 언덕에 웬 십자가? 

서양귀신 예수가 이런데까지 올라가 빨대를 꼽았구나 

이렇게 중얼거리며 그 십자가를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는데 앗~~ 내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나? 

예수 가라사대 ,, 내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사탄아! 물러가라~~

마귀야! 물러가라~~ 

 

왜 이러십니까? 예쑤님! 

예쑤 님께서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보다 한 마리 길 잃은 양을 더 귀하게 여긴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낭도 막걸리 네 병을 들고 마을 어귀를 어슬렁거리며 기웃대니 

게으른 마을집 똥깨들은 문 앞에서 연신 하품을 해대고 있었으며 

우리를 치어다보는 사람들의 시선들이 곱지를 않다 

사탄아! 물러가라! 

 

십자가 아래 포차에서 바라본 낭도 갯마을

 

여수 낭도 중학교 캠핑장

 

낭도 캠핑장 앞, 낭도 해수욕장 주의 사항

 

낭도 막걸리 판매,,라고 쓰여 있었지만 아직 개장을 안 했는지 편의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막 들어서기 시작한 낭도 카페

 

이제 막 들어서기 시작한 낭도 카페
캠핑장 앞, 여수 낭도 해수욕장

 

여수 낭도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고흥 우미산(왼쪽) 팔영산(오른쪽)

 

캠핑장 앞, 여수 낭도 해수욕장

 

여수 낭도 캠핑장에 알박은 비단 왕 적토마

 

여수 낭도 캠핑장에 알박은 비단 왕 적토마

 

해변 길 따라 봄바람 따라 나들이 나선 비단왕 백토마

 

봄바람 따라 남쪽 나라 나들이 나선 비단왕 백토마

 

봄 바람 따라 여수 섬, 낭도로 나들이 나온 녹동 아저씨

 

어제 고흥 시장에서 사 온 반건조 오징어와

먹다 남은 세발 낙지로 점심을 준비하는 고흥 녹동 아저씨 

잠시 캠핑장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가 싶더니 나물 한주먹 들고 나타났다  

 

캠핑장 주변에서 봄나물을 캐던 녹동 아저씨 

원추리나물과 달래를 넣고 세발낙지 자글자글 끓여서 요리한다 

눈도 침침하다면서 그래도 봄나물은 보였던 모양이다 

 

원추리 나물과 달래와 세발낙지의 오묘한 조화

 

원추리 나물과 달래와 세발낙지의 오묘한 조화

 

조금 전까지 봉지 속에서 꾸무럭거리던 세발 낙지가 한 줌 주검이 되어 식탁에 올라왔다 

이 세발 낙지는 녹동 시장에서 만 원 주고 다섯 마리 사온 세발낙지 

 

원추리 나물과 달래와 세발낙지의 오묘한 조화

 

원추리 나물과 달래와 세발낙지의 오묘한 조화

 

원추리 나물과 달래와 세발낙지의 오묘한 조화

 

세발 낙지를 다 건져 먹고 이제 신라면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점심 요리를 해볼까? 

 

원추리나물과 달래, 그리고 세발 낙지의 새콤한 봄 요리 

어제 제주에서 서둘러 나온 이유는 이 맛을 보기 위해서였지 

한때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시집을 보고 제주 성산포에 간 적이 있었다 

이생진 시인의 말에 위하면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뿜어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지금 제주 바닷가에 가 보면 해삼, 멍게를 들고 나온 제주 할망들의 바가지요금이 판을 치고 

중국 여행객들이 쑤알라 대며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제주도 ,, 

뭐?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 코를 골았다고? 

 

지금 현재 제주 바다는 작은 거적때기 하나 깔고 코를 골 자리 하나 없다 

하지만 고흥반도의 거금도와 나로도, 원주도, 시산도, 

그리고 여수 낭도, 적금도, 둔병도, 조발도에는 

바닷가 아무 등대 아래에 자빠져 코를 골아도 된다 

왜냐? 

앞을 봐도, 옆을 봐도, 뒤를 봐도 눈치 볼 사람 하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슬그머니 집을 떠났던 녹동 아저씨,,

어디 갔나 했더니 공주 계룡산 갑사에서 2년 

예산 덕숭산 수덕사 정혜사(능인 선원)에서 1년을 지내다 집에 돌아왔다 

어라?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살아 돌아오다니?

그렇게 산에서 살았던 경륜이 있어서인지 산에 나는 나물 하면 모르는 것이 없다 

그래서일까? 

남들이 못 보는 나물까지 쉽게 발견 ,, 소리 소문 없이 산나물을 들고 나타난다 

누가 이 캠핑장에 달래가 있는지, 원추리 나물이 있는지 알았으랴? 

 

어느 따스한 봄날, 여수 낭도 캠핑장

 

아직 이른 봄이어서 그런지 캠핑장에는 여행객들이 없었다 

아니 ,, 낭도 캠핑장에는 언제 어느 때 와도 늘 이렇게 한적한 풍경이다 

한때 중학교 교정과 운동장이었던 마당에 봄이 오고 있었지만 마당에는 고요 적막감만 맴돌고 있다 

 

교장 김춘기 공적비 

 

지금은 학교 건물 전체가 다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당시 교장 선생님 공적비 하나는 오롯이 남아 

여기가 여수 화정 중학교 낭도 분교장이었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공적비 뒷부분에는 학교 개교일이 새겨져 있었다 

1977년 5월이라고 ,, 

 

한때 낭도 중학교 운동장이었던 낭도 캠핑장

 

여수 낭도 캠핑장 공중 화장실

 

하루 해가 저물어 가는 여수 낭도 캠핑장

 

하루 해가 저물어 가는 여수 낭도 캠핑장

 

밤이 이슥한 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노란 고양이 한 마리,, 캠핑장 앞을 어슬렁 거린다 

아! 이게 뭔 냄새야? 

오징어 냄새 아녀? 

아! 얼마 만에 맡아 보는 오징어 냄새던가? 

나도 좀 줘라! 나도 먹고 잡다! 먹고 자퍼! 

지나가던 나그네,, 먼 길을 걸어왔더니 배가 고파 탈진하기 일보 직전이다  

내가 탈진해서 탈상하게 된다면 그대들도 몸성히 돌아가지 못할 터인즉 

같이 살아 즐김이 어떠한가? 

 

먹다 남은 반건조 오징어를 던져 주었더니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는 낭도 고양이 

먹이를 찾아 바닷가 산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야옹이를 본 일이 있는가? 

죽어 있는 생선만을 찾아다니는 야옹이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팔영산 높이 올라가 굶어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표범이고 싶다! 야아 오옹~~~~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또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쓰레기통이 아닌 여수 낭도의 바닷가 캠핑장에서 잠시 쉬고 있는 중이다 

 

이 불빛 찬란한 선착장의 생선 건조대,, 

이 큰 낭도의 한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서울역, 부산역 노숙자란 사람도 있었는데 ,,,

지금은 비록 캠핑장 인간들에게 구걸하는 낭도 고양이지만

나도 다음 생엔 팔영산을 포효하는 표범이고 싶다 

 

하늘을 지붕 삼고 팔영산을 별풍 삼아 캠핑장서 하룻밤 쉬다 사라지면 그뿐 

나에게 집은 그다지 필요치 않다 

 

그래도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자나 

내가 살았던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허공에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다시 타올라야지 ,, 이야 아옹 ~~~

 

점점 깊어가는 여수 낭도의 봄밤 

지금쯤 광양의 섬진강변에는 매화꽃이 지고 있겠지? 

오늘 하루쯤은 미리 서러워하거나 무엇과도 타협하려 애쓰지 말자 

섬진강 화개의 십리 벚꽃길이 제아무리 환장해도 떠날 것은 떠난다니까,,, 

밤 사이 장맛비 같은 봄비가 한차례 후드득 내리고 지나갔다 

여수 낭도의 봄밤은 귀로 듣는 것이 더 좋은 풍경이다 

 

여수 낭도 봄바다에서, 고흥 녹동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