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10년 2월에 촬영된 사진들임을 알려드립니다
비단왕이 가장 자주 다니는 코스가 하나 있는데 그곳이 어디냐? 하면
천안 중앙시장에서 시작하여, 성환 이화시장, 평택 통복시장,
그리고 송탄 송북시장, 국제시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이날도 평택 통복시장에서 일을 마치고 곧바로 송탄 중앙국제시장으로 향했다
여기는 평택 송탄 중앙국제시장 로데오거리에서 원자탄 이불매장을 하던 이불 아저씨가
1년 동안의 계약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전 장소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수원역 앞으로 가는데
이사 가기 전... 머... 쓸만한 물건 가져갈 것이 있나..?.
하여 겸사겸사 올라와 봤더니 저녁 시간이었다
그런데 원자탄 세일매장 아저씨 하는 말씸...
내일 아침 꽤 쓸만한 물건이 들어오니까
오늘은 여기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에 가라는 것이다
기왕 여기까지 올라 왔으니 그냥 빈 손으로 내려갈 수 없어
나는 이날 이곳 원자탄 세일매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매장 셧터문 내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소주 한 병 마셨는데도 정신은 말똥 말똥...
그래서 전에 작성하다 잠시 접어둔 수덕사 사천왕문의 사천왕 사진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았다
저 사천왕에 대하여 나도 뭔가 한 구절 끄적거려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글을 이어가야 할지
도씨 초안부터 구상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이미 셧터문을 내린 어두컴컴한 매장 안
컴퓨터 모니터 불빛에 반사되는 지국천왕과 증장천왕의 눈빛은 정말 공포 그 자체였다
장칼을 들고 금방이라도 죽사발 낼 듯 노려 보고 있는 지국천왕과 증장천왕...
그와 비슷한 표정으로 마주 보고 있는 광목천왕과 다문천왕...
그때 나의 눈에 무심히 보이는 지국천왕과 증장천왕은 수미산 동서남북 4개 지역을 지키며
부처님을 보좌하는 수문장으서의 모습이 아니라
날 잡으러 오는 염라대왕의 모습으로 보였다
수덕사 4 천왕문의 천왕들은 다른 사찰에 비하여 유난히 매서운 눈매를 가지고 있다
비파를 켜고 있는 지국천왕만 해도 그렇다
소위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의 신인 지국천왕은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늘 향기만 맡고 사는 신이라 알려져 있는데
핏기 없는 새파란 얼골에 눈매는 왜 저리 치켜 올라갔는지...
그리고 갑옷 입고 장칼을 들고 있는 천왕은 수미산 남쪽을 방위하는 증장천왕으로서
4 천왕 중에서 가장 위압적인 눈매를 가지고 있다
저 증장천왕이 이날 밤 내 꿈속에 염라대왕의 모습으로 등장했던 천왕이다
나는 요즘 들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자주 꾼다
어떤 날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단숨에 25층까지 날아오를 때도 있지만
아무리 용을 써도 2층 높이에서 허우적거리다 그냥 내려앉아 버리는 날도 있다
이날도 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저 높은 산 꼭대기에 세워진 고압전기 철탑 위로 날아다녔으니 꽤 높이 날아다닌 것이다
그런데 지상에서는 저 위의 사진에 보이는 증장천왕이 염라대왕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장칼이 아닌 긴 작대기를 휘두르며 내려오라고 한다
더 높이 날아야 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슈퍼맨처럼 양손을 쫙 벌리고 있었다
하지만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도 아래로... 서서히 내려앉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나는 저 염라대왕이 휘젓는 작대기에 걸려
꼼짝없이 붙잡히고 말 정도로 낮게 내려앉고 있었다
그렇게 허우적거리다 드디어 나는 염라대왕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염라대왕 왈...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난 대왕한테 잡혀갈 정도의 죄를 지은건 없는데...?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저 대왕이 혹시... 혹시... 얼마 전 내가 어떤 아줌한테 노가리 풀은 죄를 묻고 있는 건가?
그래서 나는 염라에게 솔직히 이실직고했다
"사실은... 사실은... 얼마 전 어떤 매장 아줌에게 물건 팔 때 많이 남으면서도
이렇게 팔면 운임비도 건지기 힘든 가격에 주는 거라고 했습니다... 통촉하여 주시오소서"
"그런 것 때문에 내가 널 잡으러 온 거 아니다"
"그... 그... 그럼... 뭣 담시....?"
"너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해야 하는 홍익인간에 대한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혼자 벌어 혼자만 먹고살았다.
그러니까 너는 네 목구녕만 생각하는 아주 이기적인 놈이지!
이제 너는 더 이상 이 지구에 머무를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널 데리러 온 것이다"
"정 그렇다면... 순순히 따라갈 테니 이 발목이나 놓아주시죠"
"어림없는 소리... 발목 놓아주면 또 도망가려고 하는 거지?"
그때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휘저으며 또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시도하고 있었고
염라대왕은 내 발목을 잡아당기며 땅으로 끌어내리려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땅에 떨어진 나는 염라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죽을 때 죽더라고 염라와 한 판 붙어 보자...
그때 나는 헐크처럼 표효하며 염라의 뒷다리를 걸었다
"으라차차차 ~ "
그런데...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염라는 그냥 맥없이 거꾸러지더니 그만 머리가 깨지고 말았다
"어? 이거 염라... 별거 아니네"
이렇게 생각한 나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일어서는 염라에게 다가가
이번에는 헤드록을 걸 자세를 취하였다
그런데 글씨.... 글씨...
이 염라가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하며 매달리는 거 아닌가?
하도 살려달라 애걸복걸하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어 빌어먹을 놈
목숨만 살려주기로 하고 일장 연설에 들어갔다
"감히... 하늘을 나는 우주 황제인 나를 눈알 삐어 몰라보고
감히 네가 나의 발목을 잡아 끄느냐? 앙?"
그리고는 나는 다시 한번 하늘높이 치솟아 올랐다 내려오면서 기합소리를 질렀다
으랏차차~~
그런데 그때 내 주위에서 뭔 소리가 두런두런 들리더니
웬 사람들 둘이서 소파 위에 누워있는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누워서 그 사람들을 멀뚱멀뚱 치다보다 그만 그의 멱살을 잡고 말았다
"으랏차차!!"
순간... 그는 나의 손을 뿌리치며 뭐라 뭐라... 중얼거린다
"엉아! 머 잘 못 먹었어?"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확 떠 보니 수원 비단장수였다
나는 잠자던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자세를 고쳐 앉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휴우 ~ 꿈이었구나"
"먼 꿈인데 그리 호들갑이여?"
"나중에 갈켜 주께! 일단 밥부터 묵자. 배 고프다!"
내가 자고 일어난 자리에서 뭐라 뭐라... 이야기하고 있는 수원 비단장수와 송탄 이불아저씨
아침에 일어나 황태 해장국을 시켜놓고 아침식사 하기에 앞서
나는 어젯밤 꿈속에서 염라대왕을 만났던 이야기를 수원 비단장수에게 했다
내가 염라의 뒷다리를 걸었더니 깜짝 놀란 염라가 뒤고 거꾸러 지면서
머리가 깨져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기에 목숨은 살려 주었다고,,,
그때 저 수원 비단장수는 돈 천 원을 꺼내 들면서 그 꿈을 자기에게 팔라고 한다
나는 머 손해 볼 것 없기에 대뜸 돈 천 원을 받고 그 꿈을 팔았다
그런데 저 수원 비단장수는 로또 복권을 지갑에서 꺼내더니
나에게 한 번 만져 달라는 것이 아닌가?
이때 나는 돈 천 원 더 달라고 했다
"그럼... 천 원 더 줘!"
"아 ~ 씨 ~ 그래 천 원 더 줬다!"
그래서 나는 돈 천 원 더 받고 저 로또 복권을 만져 주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또 지갑도 한 번 만져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럼 천 원 더 내놔 ~"
"아 ~ 씨 ~ 그래. 내가 천 원 더 줄 테니 나중에 아무 말하기 없기다 이?"
"그래 알았다. 그 로또 어차피 내 거 아니니까 그런 황당무계한 일은 없을 거다"
"그렇다고 내가 로또 당첨되면 나 혼자 꿀꺽하겠어? 엉아 매장 하나 해 줄게"
"난 매장 필요 없으니 주려면 여기서 돈 천 원 더 내놔라"
그래서 나는 결국 염라대왕 머리 깨지는 꿈을 3천 원 받고 저 수원 비단장수에게 팔아먹었다
며칠 후, 송탄 이불 아저씨한테 그 수원 비단장수 로또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봤더니
3장 다 몽땅 맹탕 되고 아침에 집에서 나오다 미끄러져 코까지 깨졌다고 한다
"나중에 로또 당첨 되면 아무 말하기 없기다 이 ~"
라고 다짐을 받아 놓고 개 꿈을 삼천 원에 사가더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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