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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이야기

조정래 태백산맥 무대!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보성여관, 벌교역 기차 시간표

by 비단왕 2024. 4. 6.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들은

2023년 봄에 촬영한 사진들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찍은 날짜를 확인해 보니 2023년 3월 14일 오후 2시 45분으로 되어 있더군요 

순천에서 고흥 녹동으로 갈 때 꼭 지나치게 되는 보성 벌교,,,

늘 이곳을 지나치면 드는 생각은 끝없이 펼쳐진 갯벌, 드넓은 순천 낙안 읍성의 들판들,,, 

그 들판과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의 끈끈한 삶과 걸쭉한 남도 사투리 

그리고 해방 후, 빨치산과 토벌대 간의 치열했던 공방전 

그래서였던지 군 소재지는 보성이었지만 벌교에 경찰서가 있었고 

대부분 소작농이었던 벌교 주민들은 빨치산이 되어 군경과 대치하다가 결국 대부분 토벌되었고

제주 4.3, 사건, 여순 사건과 마찬가지로 집단 상을 치르게 되었던 슬픈 과거가 있었던 마을입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한때 번화가였다는 보성 벌교, 

지금 가면 벌교 보성여관과 별교 시장 어디쯤 근 흔적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한번 들어와 봤던 보성 벌교 시장이었습니다 

 

보성 벌교 시장

 

때는 2023년 3월 14일, 보성 5일장 벌교 장날이었다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듯하더니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대부분 비 오는 날, 시골 장날은 낭패,,,

여기가 조정래 소설의 무대, 벌교 시장이렸다? 

벌써 80년 세월이 흘렀는데 당시의 인걸들이 있을까만은 그래도 장날이라니 시장부터 둘러봐야지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순천에서 인물 자랑하지 말고 

여수에서는 돈 자랑 하지 말 것이며 

벌교에 가서는 주먹 자랑하지 마라 ,,,

이렇게 귀띔 하던 순천 출신 일진 아줌의 말을 상기하며 조심스레 시장을 둘러본다 

현재 순천 중앙시장에서 이불을 파는 자칭 일진이라는 아줌,, 

자기가 왕년에 고등학교 다닐 때 순천에서 짱을 먹었다나? 

 

"뭐라고라? 고등학교 때 순천 바닥에서 일진 했다고라?" 

"뭐 그리 놀래쌓소! 순천뿐 아니랑께,,, 고흥까지 싹 쓸었소" 

 

"워매~~ 고흥까지 원정 갔어라?" 

"아! 거시기,, 고흥 녹동 시장에 시방도 내 친구가 횟집하고 있당게!" 

 

"그런데 벌교에서는?" 

"벌교는 워낙 날고뛰는 악어들이 엄청시리 많지라,,

한번 대들었다가 머리 끄댕이 잡히고 대그빡 깨질 뻔했소" 

 

"일진을 하려면 벌교에서 해야지,, 오합지졸 순천 고흥서 백날 짱 먹어서 뭐혀" 

그렇게 순천 중앙시장 일진 아줌씨, 말을 듣고 보니

벌교 시장에서는 여간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보성 벌교 시장

 

이날이 보성 5일장, 벌교 장날인데 비가 오는 탓인지 시장 안은 비교적 한산했다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벌교 시장

 

자라 보고 놀란 토끼,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앞에 "고흥 상회" 네 글자만 보고도 가슴이 철렁한다 

순천 중앙시장 일진 아줌이 고흥 아줌하고 순천에서 고흥까지 원정,,, 짱 먹었다 하니,,,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고흥 상회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벌교 시장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벌교 시장

 

벌교에 가서는 주먹 자랑하지 마라,,, 고 신신 당부하던 순천 중앙시장 이불 아줌의 말과는 달리

벌교 시장 사람들 표정을 보니 모두 고분고분, 공손해 보이는 거 있지? 

비단왕 여기서부터 조금 자신감이 붙었어 

그럼 이디 가서 먼저 말을 붙여 볼까? 

 

바로 이때 고흥 녹동 아저씨 

사진 고마 박고 어여 따라와아~~~~

왕짜증 ,,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보성 벌교 장날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보성 벌교 장날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보성 벌교 장날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보성 벌교 장날

 

시장을 어슬렁 거리며 다니다 보니 오잉? 뭔 생선이 이리 때깔이 좋지? 

이렇게 중얼거리며 떨리는 손으로 사진 한 장 박고 있는데 생선 가게 아줌,,,

"그리 찍어서 되것소? 이리 가까이 와서 찍으소!"  

하~~ 이게 웬일이여? 

가만 보니 벌교도 별거 아니네 

난 엄청 드센 줄 알고 미리 겁먹었는데 ,,,

 

여하튼 오른쪽 생선은 넙치라는 것을 알겠는데 왼쪽 때깔 좋은 생선이 뭔지 몰라 아리송,,, 

"이게 뭔 생선이요?" 

"아따~~~ 것도 모리고 사진 박었소? 요것이 바로 썩어도 준치라는 준치랑께" 

"아하~~~ 어쩐지 때갈이 너무 좋더라 했지" 

 

"어디서 오셨소?" 

"멍청도에서 왔슈" 

 

"멍청도? 거기가 워딘디?" 

"거 있잖유 ,, 어리버리 충청도" 

 

"아하~~~ 어쩐지 어리버리 하더라" 

"헐~~~ 순천 중앙시장 이불 아짐 말이 완전 뻥은 아니구나!  중얼중얼,,,,,"

 

"뭘 그리 중얼대 쌋소?" 

"아, 아, 아니요 ,, 준치가 너무 이뻐서 ,,," 

 

다음은 보성 5일장 벌교 장날에 나온 민어 

민어는 예부터 국민 생선이라 했는데 우리 동네 충청도에는 없는 생선임 

 

보성 5일장 벌교 장날에 나온 민물 새우

 

보성 5일장 벌교 장날에 나온 바다 새우,, 대하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용이 수산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무대, 보성 5일장 벌교 장날, 벌교 시장

 

그러잖아도 벌교 시장을 돌아보면서 꼬막의 본향이라는 벌교가 뭐 이래? 

시장 안에 꼬막 몇 개 올려놓고 팔고 있으니,,,

그러나 시장 밖으로 나와 보니 우와~~~~

꼬막만 전문으로 파는 수산들이 수두룩~~~

이게 전부 벌교 꼬막을 파는 수산이란 말이제? 

 

벌교 시장 앞, 꼬막 전문 수산 집들

 

벌교 시장 앞, 제일 수산 꼬막

 

벌교 특산품 참꼬막을 판다는 역전 꼬막

 

역전 꼬막집 옆으로는 벌교역이 있었어 

한때 녹동 아저씨와 벌교의 농가주택이나 원룸 등 샅샅이 뒤지며 다녔던 적이 있었지 

시장 앞에 기차역이 있으니 차가 없는 녹동 아저씨에게도 딱 맞는 동네일 것 같아서,,,

하지만 벌교는 그런 매물이 좀처럼 잘 안 나오더군 

간혹 삶이 무료해지고 답답할 때 역에서 광양이나 하동, 진주, 부산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도 있고 

또 보성, 화순, 광주, 나주, 함평, 무안, 목포로 가는 기차를 탈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순천 역전시장, 중앙시장, 아랫장, 윗장도 30여분이면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이렇듯 벌교는 이 부근에서 보기 드물게 교통이 그나마 참 좋은 편이지 

 

봄 비 내리는 어느 날 보성 벌교역

 

벌교역 기차 시간표를 보니 순천 방면으로 가는 기차는 하루 두 차례 

부산 부전 방면으로 가는 기차는  하루 한 차례 

목포 방면으로 가는 기차는 하루 두 차례 다니는 거 있지? 

자리도 비좁고 촐랑 거리며 미친 듯이 달리는 K.T.X 고속열차에 비하면

남헤 경전선 무궁화로 열차는 얼마나 의젓하고 인간적인가?  

 

벌교역 기차 시간표, 요금표 

 

벌교역 승객 대기실

 

벌교역 기차 승강장 출입문

 

벌교역에 붙어 있는 꼬막 채취 사진

 

봄비 내리는 벌교역 광장

 

벌교 소설 태백산맥 문학거리 겸 꼬막 정식 거리

 

벌교 소설 태백산맥 문학거리 겸 꼬막 정식 거리

 

이 거리가 일제 강점기 때 상당히 번화했던 거리라는데

지금 보니 온통 꼬막 정식 거리가 되어 있었다 

기왕 온 김에 요즘 벌교에서는 꼬막 정식을 어떻게 하나? 

한번 들어가 시식을 해 봤다 

그런데 가격은 대체적으로 다른 타 동네보다 좀 비싼 편이었으며 

거기에 달려 나오는 반찬들도 부실한 편이었다 

타 지역 식당에 가면 그냥 서비스로 건네주는 꼬막 무침도 그 정도는 나온다 

그런 꼬막 정식이 싼 것은 1만 5천 원에서부터 3~4만 원 되는 것까지 코스별로 다양했다  

 

나오면서 녹동 아저씨가 혼자 중얼거린다 

"원산지가 뭐 이래? 우리 동네보다 훨 비싸네" 

"원래 원산지가 더 비싸자너, 양도 적고 ,," 

 

사실이지 요즘은 정말 그렇다 

요즘은 전국 어디를 가봐도 원산지가 훨씬 더 비싸다 

충남 홍성 남당항 가면 새조개 원산지이지만 비싸도 오라지게 비싸다 

보령 천북 굴단지는 석화를 시장 보다 두 세 배 더 비싸게 팔고 

그리고 서산 삼길포 우럭젓국 봐라,,

반 건조 우럭 한 마리 넣고 5~6만 원씩 받아먹지 

그 유명하다는 당진 삽교호도 사정은 마찬 가지 

러시아산 킹크랩 킬로당 12만 원 

그러고 비싸다고 하면 

너가 돈이 없는 거지,, 킹크랩이 비싼 거냐? 하고 눈이나 부라리고,,,

 

작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 거리가 된 후부터 전국적으로 이름난 벌교 꼬막 정식 거리

 

작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 거리가 된 후부터 전국적으로 이름난 벌교 꼬막 정식 거리

 

일제 강점기 때 오성급 호텔이었다는 보성 여관 

작가 조정래 소설 속에서도 이 보성 여관은 자주 등장한다 

일층 이층 죄다 일본식 다다미 방으로 되어 있다는데

일제 강점기 당시에는 무역하는 일본인 투숙객들이 주 손님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해방 이후 빨치산 토벌대들의 잠자리가 되기도 했다는 오성급 호텔, 보성 여관은 

토벌대들이 잠자는 숙소로도 이용되었다는데 조정래 태백산맥 소설 속에서도 언급되었다 

아니 ,, 지금이 어느 때라고 여관에서 잠자고 여관밥 먹냐고,,,

 

일제 강점기 때 오성급 호텔이었다는 보성 여관

 

일제 강점기 때 오성급 호텔이었다는 보성 여관

 

일제 강점기 때 오성급 호텔이었다는 보성 여관

 

보성 여관 안내판

 

보성 여관 옆, 벌교 초등학교

 

벌교 초등학교 옆에 붙어 있는 남도 여관 안내문

 

보성 여관 옆, 벌교 초등학교

 

벌교 초등학교 옆, 문구점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문학거리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문학거리

 

순천, 벌교 출신 작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 위력은 그야말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벌교 꼬막 정식이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소문나게 된 시발점이 되었으며 

여순 반란 사건의 공식 명칭도 여순 민중항쟁 사건으로 뒤집어 놓았으며 

벌교 빨치산 사건도 1890년의 갑오경장 때 동학농민군과 같은 

민중항쟁 사건으로 규정하게 만들었다  

 

1945년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치안을 유지할 인력이 전무했고 

또 국가를 방위할 군인들이 절대적으로 부족,,, 누군가 지원만 하면 군인으로 다 받아들여졌다 

이 과정에서 일제 강점기 때 친일 경찰들이 다시 돌아와 민중들을 탄압했고 

북한의 지령을 받은 몇몇 군인들이 군에 입대하여

부대 내에서 공공연히 동료 군인들을 선동질했다 

 

소설가 조정래 작가도 소설 태백산맥에서 여순 사건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가적으로 재야인사들도 여순 사건은 민중 항쟁으로 규정하고

진상을 규명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일명 보수 연합이라는 어버이 연합 단체와 기독교 연맹, 태극기 부대 군복 할배 등은 

남한 내에 있는 좌빨들을 모조리 척결하자는 과격한 구호를 외치며 핏대를 올린다 

그런데 태극기 부대 군복 할배들은 미국기까지 흔들어 대고 있으니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 미국에서 원정온 할배들인지 헤갈릴 때도 있다 

좌빨들을 척결하자는 외침에 미국 성조기까지 등장 ,,

서울 한복판에 미국 성조기가 물결을 이루고 있으니 ,,

무식해도 이리 무식한 까스통 군복 할배들이 있나?   

그리고 보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 좌빨이라 규정짓고 과격하게 대응한다

꺠스통까지 들고 다니며,,, 

아니, 좌빨은 무엇이며 우빨은 무엇이지, 

그 어원을 확실히 알고나 하는 말인지,,, 

 

그리고 유식하다는 재야인사들도 문제는 있다 

제주 4.3 사건이나 여순 반란 사건,,, 이것을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여순 항명사건이다 

1948년 여수에 주둔 중이던 14 연대 군인들에게 제주 한라산에서 시위하던 민간인을

무차별 토벌하라는 명령에 이를 거부했으니까 ,, 

 

저명한 재야인사들은 한 시대 동시에 일어난 사건들을 모두 민중 항쟁으로 규정, 

북한의 지령을 받고 제주 한라산으로 숨어 들어간 소수의 남로당 인사들이나 

또 여수 14 연대 군인으로 위장하고 숨어 들어간 소수의 군인들 언급은 한 마디 없다 

오로지 토벌대에 위해 사상된 민간인들 숫자만 이야기하며 열변을 토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진실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까? 

 

하지만 순천, 벌교 출신 소설가 조정래 작가는

빨치산이 활동하게 된 시대적 배경과 동기에서부터 

소작농들이 빨치산에 가담하게 된 동기, 부모 형제끼리 총을 겨누게 된 동기, 

그리고 토벌대들에 위하여 무차별적으로 토벌된 주민들을

비교적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세세하게 묘사했다 

 

안성기 주연의 영화 태백산맥 마지막 장면 ,,

*슨상님! 북쪽 인민군들이 지주들 땅을 빼앗아 소작농에게 나누어 준다는 말 사실인지라?"

"지주들 땅을 빼앗아 집단 농장 만들어 집단으로 수확해서 골고루 나누라는 얘기요"

 

"그러면 누가 열심히 농사를 짓것소?"

"바로 그거요" 

 

그러고 보니 이 지역에는 대문호들이 많이 배출된 것 같다 

순천, 벌교 출신 조정래, 장흥 출신 한승원, 이청준 작가 

이들이 쓴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국가 권력에 위하여 폭력과 억압으로 짓눌린 소외된 소작농, 빈민층 등

힘없는 민중들의 눈에 어린 눈물을 꿰뚫어 보고 

거기에 따스한 손길로 사랑의 미광을 불어넣어 주었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