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의 어느 요양원에서 바닥이나 침실에 깔 수 있는
카펫 겸 패드 90장을 택배로 보내 줄 수 있냐고 문의 전화가 왔다
90장이면 1톤 트럭으로 반절 정도 되는 분량이다
택배비만 해도 10만 원이 훨씬 넘어갈 듯하여 아산 집에 온 녹동 아저씨 언제 내려가냐고 물었다
내일 아침 내려갈 갈 거라고 하기에 그럼 무안에 들렸다 같이 가자고 했더니 오케이,,,
그리하여 패드 겸 카렛 90장을 무안 요양원에 내려놓고 강진 병영 장터로 직행 ,,
여기서 점심 먹고 가기로 했다
전부터 소문은 들었다
강진 병영 장터에 가면 돼지 고추장 연탄 불고기하는 집들 참 많다고,,,
아니, 전라남도,, 전남에서도 유배지로 악명 높았던 강진에; 뭔 사람이 그리 온다고
연탄 불고기 집들이 그리 많아?
녹동 아저씨가 고흥 녹동으로 이사 오기 전 강진에서 살아 볼까? 하고 강진도 많이 돌아다녔던 곳이다
하지만 강진도 예부터 유배지로 악명 높았던 마을,,,
200여 년 전 다산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를 왔었고
또 그의 형 정약전은 동생 정약용과 강진까지 같이 유배를 왔다가 다시 흑산도로 유배를 떠났다
바다를 유난히 좋아하는 녹동 아저씨에게 슬그머니 이런 이야기를 했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를 와서 목민심서 등 500여 권이 넘는 책을 저술했고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그 유명한 자산어보를 조선 최초로 저술했는데
그대도 뭐 하나 흔적을 남겨야 하지 않겠어?
이를테면 충남 아산 판 자산어보라든지 ,,? 잘하잖아,, 낚시질,,"
"이 세상에서 가장 악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낚시꾼인데,,,?"
"왜?"
"다른 생명들이 죽어야 비로소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니까,,
그리고 요즘은 바다 환경오염의 주범들이고,,,"
헐~~~ 이 대목에 더 이상 뭐라 대꾸할 말을 잊었다
낚시꾼들이 아무 생각 없이 버리고 간 낚싯줄은 10년 1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그 버려진 낚싯줄에 거북이도 엮이고, 돌고래도 엮이고, 사람들도 바늘에 찔리고,,,
어디 낚싯줄뿐이랴?
컵라면 그릇, 종이 술잔, 유리 술병, 나무젓가락, 고기 구워 먹고 난 시커먼 불판, 고기 뼈다귀 등등,,
지금도 그들이 놀다 간 자리 가보면 난지도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쓰레기장도 그런 쓰레기장 없을 정도 ,,
밤새 좀비들이 바다에서 먹고 마시고 겐세라 세라~~ 하고 갔구나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강진 병영 시장 앞이다
어라? 그런데 이건 또 워임?
도야지 아님 감?
뭔 도야지들이 시장 앞에 떼를 지어 몰려 있지?
아하~~~ 병영 시장이 돼지 연탄 고추장 불고기로 유명한 동네라고 했지
병영 시장 앞 군내 버스 승강장도 돼지 장군이라고 하네
여하튼 이 동네는 온통 도야지들이 판을 치고 다닌다
워매~~~ 그런데 요건 또 뭐시랑가?
하멜 석상 아닌가베?
그런데 하멜이 웬 나막신을 들고 앉아 있지?
안내문을 읽어 보니 하멜이 확실했다
350년 전, 병자호란 등 ,, 청나라에 원한이 있었던 조선이
이들을 이용하여 총과 홍이포 등을 만들어 청나라를 치고자 계획했다
하지만 그 계획도 물거품이 되고 나니 더 이상 이들이 필요치 않아 졌다
인조의 아들 효종은 대신 회의를 열어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결과
어떤 이는 그냥 참형에 처하자
어떤 이들은 서로 싸우게 하여 사로가 서로를 죽이게 만들자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던 중 결국 멀고 먼 전라도 강진으로 전출시키자,, 에 의견을 모으고 강진 전라 병영성으로 전출시켰다
말이 전출이지 유배나 마찬가지였다
왜냐 하면 흉년이 들었을 때는 끼니를 때울 양식이 없어
이 마을 저 마을로 구걸행각을 벌여야 했으니까,,,
그리고 산에서 나무를 해다 팔아야 했고 또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 "클롬팬"이라고 하던가?
그것을 만들어 팔아 일용할 양식을 구해야 했으니까,,,
강진 5일장 병영 장날은 끝 자리가 3, 8일,,
그러고 보니 이날이 장날이었다
그런데 시장이 왜 이리 고요 적막하지?
아하~~ 장이 끝났다고?
요즘 대부분의 시골 장은 오전이면 끝난다나?
강진 5일장 병영 장날은 끝자리가 3, 8일 ,,,
이날이 강진 병영 장날이었지만 장은 이미 파장 ,,
그런데 그 유명하다는 병영 시장 연탄 돼지 불고기집들은 어디 있는 건데?
오후 시간이 되지 고욕 적막감만 맴도는 강진 병영 시장
왜구들이 또 침입했나?
그래서 피난 갔나?
가게 문들이 죄다 굳게 잠겨 있으니,,,
실제 강진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인 1600년 까지는 왜구들의 출몰이 잦았던 마을이라 한다
그런데 이 동네는 마을 집 담벼락마다 죄다 도야지 대그빡으로 도배가 되어 있는 거 있지?
여기도 도야지 대그빡, 저기도 도야지 대그빡
요기도 도야지 대굴빡,,, 저기도 도야지 대굴빡 ,,
강진 5일장 병영 장날은 끝자리가 3일과 8일 ,,
마침 이날이 3일 장날이었지만 오전이면 장날 상황 끝,,, 이라네
고추장 돼지 불고기 마을! 강진 5일장 병영 장날
그런데 그 유명하다는 도야지 고추장 연탄 불고기집은 어디에 있는 건데? 응?
시장 공동 수돗가에는 사람의 그림자 하나 안 보이고,
병영 시장 돼지 연탄 불고기 집을 찾아 시장을 서너 바퀴 뱅뱅 돌았나?
웬 요상한 건물이 하나 보이더군
설마 이게 병영 시장 돼지 연탄 구이집은 아니것지?
가까이 가보니 목욕장? 그것도 금강 목욕장?
목욕탕은 목욕탕인 거 같은데 동네 목욕탕?
기왕 온 김에 여기서 때좀 벗기고 갈까?
앞으로 바짝 다가서 딜다 보이
국민 기초 생활 수급자 무료
장애인 1~3급 무료
장애인 4~6급 1,000원
아동 12세 미만 1,500원
노인 65세 이상 1,500원
일반 주민 2,500원
이용시간 오전 6시부터 오전 12시까지?
지금 시간 12시가 넘었으니 동네 목욕탕도 물 건너간 거네?
뭐라고?
동네 주민들만 입장할 수 있는 목욕탕이라고?
비단왕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 없는 곳이니 여기는 그냥 패스 ,,
그런데 목욕탕 옆 여기는 또 뭐임?
돼지 뒷간?
헐~~ 내 일찍이 강진 땅, 걸쭉하다는 것은 알았으나 이리 걸쭉할 수가?
각설이 전라도 지부 총 댓빵 ,, 강진, 무안, 해남, 장흥 댓빵들 다 집합시켜!
옛날 각설이 타령에 등장하는 각설이 일번지 강진,,,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심상치가 않네
강진군 병영 돼지 불고기 거리 방문 인증 이벤트 한다고?
강진군 인스타 그램 네이버 폼으로 해도 되고 페이스북으로 해도 된다고?
시장 전체가 문이 죄다 잠겨 있는데,,, 헐 ~~~
여기 하나 있었네
강진 병영 시장 돼지 연탄 불고기 집이,,,
하지만 여기도 문이 굳게 잠겨 있어 일찌감치 문전 박대
소문난 잔치 집에 먹을 것 하나 없다고 하더니 ,, 그 말이 딱 맞네
여기는 도야지 빵집?
빵집에도 도야지 연탄 불고기 전문,,, 배진강 ,, 이란 간판이 걸려 있었지만
여기도 팽팽한 긴장감과 초조함만 밀려오는데,,,
이러다 여기서 점심도 굶고 가는 거 아녀?
드디어 발견!
문이 열려 있는 병영 시장 도야지 연탄 불고기 집
슬기네라?
혹시 이 집 악어 이름이 슬기?
요즘 전국 식당 삼겹살 대부분 200g 15,000원 하던데
2인분 ,, 고추장으로 버무려 연탄으로 구워주는데 25,000원이면 상당 저렴한 가격,,
비단왕 고기는 별로 안 좋아 하지만 고추장 연탄구이는 쌩큐~~~ 베리 베리 마치 ~~
고향 집, 아산을 출발할 때 부인이 김치, 멸치 볶음 등, 반찬 만들어 박스에 바리바리 담아 주었으니 ,,,
녹동 아저씨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집 떠나 먼 길 간다고 그렇게 챙겨 주니,,,
집에 있으면 부인이 날마다 맛난 거 요리해 주니 생활이 얼마나 편하고 윤택할 까만
부인은 아침 출근하는데 집에 빈둥빈둥하는 것이 싫어 먼 길 떠난다는 녹동 아저씨,
아니겠지,,,
며칠 몇 날 부인 출근하는데 집에서 빈둥빈둥하고 있어 봐라
빈둥빈둥도 하루 이틀이지
"고마 빈둥대고 나가서 아파트 경비라도 햇!"
"나 아파트 아짐과 아저씨,,, 그리고 할줌마, 할저씨들에게 갑질당하는 거 싫어
이제 아이슬란드로 장기 출장 간 아들놈만 들어오면 더 멀리 갈 거야,,, 흑산도로,,,"
병영 시장 슬기네 연탄 불고기 집 실내를 실실 살펴보는데 오잉? 이건 또 뭐임?
연탄 돼지 불고기 전문 식당에 웬 멍게?
연탄 불고기 먹고 후식으로 드실 분 드시라고 갖다 놨다나?
한 접시 1만 원,,,
역시 바닷가 마을은 뭔가 달라도 다르네
역시 남도 답사 일번지라는 소문에 걸맞게
걸쭉한 밴댕이 젓과 고들빼기? 고추 무침이 나오는 거 있지?
여기 돼지 고추장 불고기는 밖에서 연탄으로 초벌을 해가지고 돌판 위에 올려놓더군
고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비단왕이지만 고추장에 버무린 연탄 불고기는 굿 굿,,, 베리 굿
이 김밥은 녹동 아저씨 부인이 먼 길 가면서 먹으라고 새벽에 일어나 만든 즉석 김밥
김밥이 어찌나 굵고 야무진지 한 줄만 먹어도 배가 부른 거 있지?
김밥집 김밥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음
아산을 출발하여 천안 논산 고속도로를 타고 오던 중, 두어 줄 먹고
그래도 남았기에 여기서 연탄 불고기와 같이 시식하니 그 맛이 정말 환상이었음
요건 무슨 젓갈이더라?
여하튼 남도에서 유명한 젓갈이라고 하는데 사진 찍은 지 달포나 되다 보니 잊어버렸음
요건 보나 마나 밴댕이 젓갈
헐~~ 냉이 된장국까지?
시장서 파는 냉이와는 확실히 달랐음
냉이 내음이 코를 팍팍 찔렀으니,,,
강진군 병영면에서 만들었다는 병영 생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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