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문진항에서 가장 많이 잡힌 고기들은 양미리였다
양미리는 주문진항을 가득 메우고 있어 발에 밟힐 정도였고
수족관을 탈출한 오징어들은 시멘트 바닥을 벌벌 기어 다니고 있었다
성탄절 이후에는 경기, 강원지방에 눈도 많이 오고 또 기온이 뚝 떨어져 맹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한다
이날도 부둣가를 제외한 오대산 계곡에는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있었다
하지만 주문진항에서는 이런 맹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생선 배 가르기 작업이 한창이었고
또 한쪽에서는 이렇게 양미리 떼를 그물에서 떼어내 그릇에 담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런 날에는 갈매들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눈앞에 먹거리를 잔뜩 놓아두고 주변을 빙빙 배회하는 갈매기 떼들,,,
오늘은 정박 중인 고깃배를 습격하여 배 터지게 먹어 볼까?
아니면 항구 앞에 죽 널어놓은 양미리나 홈쳐 먹을까?
그런데 이 녀석들 저녁시간까지 껄떡 거리는 것을 보니 오늘은 고깃배도 습격하지 못한 것 같고
또 바닥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양미리 한 마리 홈쳐먹지 못한 것 같다
자슥들,, 요즘은 사람들에게 새우깡 같은 것을 구걸하지 않나,,,
아니면 양미리나 홈쳐 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지 않나,,,
바닷속에는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들이 즐비한데
여기서 죽어 있는 양미리를 구걸하고 있을 게 뭐냐?
주문진항으로 회를 시식하러 오는 맛객들은 대부분 이곳 회센터 1층 수산시장에서 횟감을 사는 경우가 많다
Kg 단위로 팔기는 하지만 그 무게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가 않다
그때그때 포획량에 따라 종류별로 바구니에 이것저것 담아 놓고 2만, 3만, 4만,,, 이런 식이다
수요가 많을 때는 양이 작아지기도 하고 공급이 넘쳐날 때는 그 양이 엄청 많아지기도 한다
주문진항에는 조금 전, 그 부둣가 옆 2층 회센터와 수산시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편으로 보면 또 다른 수산시장이 천막과 파라솔 속에서 큰 규모를 펼쳐진다
이곳에서도 회를 떠 주는데 회를 떠서 근처 아무 식당이나 찾아가 시식하면 된다
우리는 산오징어와 해삼, 그리고 우럭과 광어, 돔 등을 5만 원어치 사 가지고
어느 할머니가 한다는 식당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도루묵도 1만 원어치 사 가지고,,,
오징어와 해삼, 그리고 우럭과 광어, 돔 등 5만 원어지,,,
저 스티로 풀 용기가 가로 60Cm 가까이 되는 것이니 양은 엄청난 것이다
저기 큰 그릇에 도루묵이 꽉 차게 들어가는 분량 1만 원,
그리고 도루묵탕 끓여주는 가격 1만 원, 도합 2만 원이다
그런데 도루묵찌개를 어찌 저렇게 잘 먹는지
도루묵은 끓이자마자 금세 게눈 감추듯 깡그리 없어졌다
다음날 아침 강릉 주문진항 양미리 잡이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 보내고 주문진항으로 나왔더니 오아~~~~
언제 잡았는지 양미리가 주문진항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렇게 주문진항은 아침부터 양미리를 건져 올리느라 항구 전체가 화끈 달아올랐다
비단왕은 아직도 저 양미리만 보면 까나리로 착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가 사는 서해에선 까나리가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까나리 사촌이라는 양미리,,,
어떻게 저리 서해의 까나리와 똑 닮았는지
까나리인지 양미리인지 정말 구분하기 힘들다 헉헉~~~
저거, 혹시 까나리와 같은 종족 아녀?
같은 종족인데 동해서 잡히면 양미리
서해에서 잡으면 까나리라고 하는 건 아닐까?
1층은 각종 해산물들을 팔고 사는 수산시장이고
2층은 1층에서 사 온 해산물들을 일정한 금액을 받고 회 떠주고 찜 해주고 찌개를 끓여주며
초장과 마늘, 고추, 상추 등을 자리와 함께 제공해 준다
왼쪽 대구 큰 놈은 몸길이가 대략 80Cm는 되어 보였다
바로 옆에 있는 대구는 새끼처럼 보이지만 저 녀석들도 몸길이는 30Cm가 넘는 녀석들이다
이날 주문진항에는 대구와 도치도 즐비하게 널려 있었다
도치의 등은 갈색 빛깔을 띠고 있었는데 복어처럼 점박이 무늬가 있고 배는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언듯 보면 복어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요리해 먹는지는 나도 모른다
비단왕도 저 물고기는 여기서 첨 보는 물고기였으니까,,,
이날 주문진항에는 양미리와 함께 상당히 많은 복어들이 시장 곳곳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왼쪽에 있는 대구는 몸길이가 대략 70~80Cm 정도 되어 보였고
오른쪽 대구들은 약 30C~40Cm 정도 되어 보였다
동해의 강릉지방에서 많이 잡힌다는 양미리는 서해의 까나리와 그 크기와 생김새가 아주 흡사하다
양미리도 까나리와 마찬가지로 몸통은 둥글고 길이도 약 15Cm 정도로
등은 푸른 갈색이고 배는 은백색을 띠고 있다
까나리는 서해의 백령도와 원산도 등에서 5월과 6월 사이 많이 잡히는데 반해
양미라는 동해의 강릉 지방과 속초, 고성 등에서 12월에서 3월 사이 가장 많이 잡힌다고 한다
까나리와 양미리는 그 생김새와 모양이 거의 똑같은데
까나리는 조림이나 구이는 아직 한 번도 맛을 보지 못했다
까나리는 잡히는 대로 액젓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미리는 겨울철 보양식으로 아주 훌륭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어 이때쯤이면
주문진항에는 양미리 조림이나 구이를 맛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항구는 늘 북적인다
누가 만약, 요것들을 까나리라고 불러도 나는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양미리와 까나리는 거의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저것들을 모두 서해로 옮겨 놓으면 서해 사람들은 금세 까나리라고 부를 것이다
까나리와 양미리는 서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으니까,,,
그런데 참 이상도 하다
동해서는 겨울철 별미로 양미리 구이나 조림이 성황을 이루는데
왜 서해에서는 까나리로 액젓만 담그고 있는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디 한치 앞을 못 보는 것이 한치 뿐이랴?
우리 모두 한치 앞을 못 보는 중생들,,,
이 한치도 중생이렷다?
어쩌면 이 한치를 잡아온 사람도 한치 앞을 못 보는 중생일 수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을 보다가 아뿔싸!!! 걸려들었네!
한치 앞도 안 보이다니,,,
안이비설신의, 색성향미촉법,,
우리 중생들 세계에서는
몇 십 년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혹은 몇 년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몇 달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며칠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몇 시간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또는 몇 초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아는 이 없나니,,,
너무 자만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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