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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이게 다슬기? 괴산 올갱이 해장국에 대한 추억 하나, 괴산 버스터미널 시간표

by 비단왕 2024. 6. 2.

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18년 5월에 촬영된 사진들임을 알려드립니다 

 

병천 유관순 생가 앞에서 3.1 만세 운동하는 비단왕

 

따뜻한 햇볕이 눈부시게 빛나던 오월 첫째 날 

미국에서 온 아메리칸 맨과 천안 근교에 있는 유관순 사당에 올라갔어

그런데 유관순 사당에 있는 목련나무와 왕벚꽃들이 너무너무 푸르른 거 있지?

사당 주변의 뒷산은 온통 연초록 빛깔들이었고 그 빛깔들이 또 나를 유혹하고 있더군

 

그래서 순간적으로 헷까닥..... 오늘 하루 그냥 농땡이 치자! 

하고선 미국맨 렌터카를 타고 바퀴 굴러가는 대로 달려간 곳이 바로 괴산이었지

마침 점심시간도 되고 해서 미국맨과 나는 괴산 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올갱이 해장국집으로 향했어

 

괴산 버스터미널, 올갱이 해장국집

 

그리고는 아메리칸 맨에게 물었지

헤이 ~ 아메리칸 맨 ~ conch 콘치, 콘치, 콘치....... 콘치 해장국 오케이? 

오우 ~ 노우 ~ 노우 ~ 에브리 바리 낫씽 ~ 노우 ~

 

그러머 올갱이 해장국? 오우케이? 

오우 ~ 올갱이   해. 짱. 꾹 ~ 오케바리!

이렇게 해서 아메리칸 맨과 함께 괴산 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올갱이 해장국집으로 들어간 거야 

 

미국맨과 함께 괴산 올갱이 해장국 집으로 들어갔는데..... 오잉? 근데 이게 다 뭐야?

이게 도대체 뭔가....?? 하고 딜다 봤더니 글씨....올갱이 해장국을 먹었던 소감이었던 거야

일본, 미국, 캐나다 등지에 사는 교포들도 저 올갱이 해장국을 먹고 갔다는 흔적을 남겨 놓은 거 있지?

 서울, 경기, 경상, 전라도 각지에서도 저 올갱이 해장국을 맛보려고 오는 사람들도 있었어 

그리고 먹고 난 소감을 16절지 색종이에 써서 벽에다 기념으로 붙여놓고 갔더군  

   

"셋이 먹다 둘 뒤집어지도 몰겠소마" - 부산에서 온 아무개 -

"워매 ~ 올갱이 해장국 허벌라게 맛있소 잉~ " - 전라도 광주에서 온 아무개 -

 

"저는 올갱이 해장국 먹으려 비행기 타고 일본에서 이곳까지 왔습니다

담에도 점심시간 때 생각나면 비행기 타고 또 오겠습니다

이 정도 맛이라면 비행기삯 아깝지 않군요"

- 일본에서 온 아무개 - ㅋ 

 

이런 기상천외하고도 파격적인 소감들이 올갱이 해장국집을 가득 메우고 있었어

예전에 내가 괴산 시장으로 장사 다닐 때는 수시로 드나들던 집이었는데

경기도 시장 쪽으로 무대를 바꾸고 나서는 잘 와지지 않더군

이번에도 근 5년 만에 들렸던 것 같았어 

 

 출입문 쪽에는 제13 공수 특전여단 상사로 계신 분도

현충일을 맞이하야 여기서 올갱이 해장국을 시식하셨습 

 

터미널 옆, 올갱이집에는 아메리칸 맨도 올갱이 해장국을 시식하고 있었지 

오우 ~ 괴산 올갱이 해. 짱. 꾹 ~ 굿 ~ 굿 ~ 베리굿 ~ 

 

그러면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는 괴산 올갱이국에 대하여 한 마디 해 보겠어

충청북도 지방이나 괴산의 올갱이국은 아욱국처럼 구수하게 끓이는 것이 특징이지

일단 올갱이를 삶아서 색깔을 내면 맛은 씁쓸하기만 한데

이 물에 된장과 고추장을 조금씩 풀어 다시 끓이는 거야

 

그리고 아욱이나 부추 등을 넣고 또다시 잠깐 끓인 뒤 마지막에 올갱이를 집어넣는 거지 

그러면 그 맛이 구수하면서도 시원해 입안에 살살 녹아들면서

둘이 먹다 한 사람 사라져도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거야  

하여간 술 취해 잠들고 난 다음날 해장국으로는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지

 

그런데 이날은 아욱이 아니라 부추가 들어간 것 같았어

예전에 괴산 갈론마을에서 올갱이 해장국 먹었을 때는 아욱이 들어갔었는데...

여하튼.... 괴산 올갱이 해장국에는 대부분 아욱, 아니면 부추가 들어가더군 

 

그런데 지금까지 헷갈리는 건 이게 올갱이 해장국인지, 아니면 다슬기탕인지 헷갈리는 거 있지? 

정선과 동해 북평에 가면 다슬기탕이라고 하는데 

왜? 충주, 괴산, 제천에 가면 올갱이 해장국이라 부르는 건데? 

 

괴산 올갱이 해장국을 오랜만에 먹어보니 더 맛나긴 맛났는데

문득 해장국집에 대한 기억이 하나 떠오르더군

떠올리고도 싶지도 않은 저만치 말어저 간 아련한 기억인데...

 

이렇게 환장하게 닥닥 긁어먹어야 해장국집서 있었던 그 아련한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지 않겠지

이제 그릇을 싸악 비웠으니 괴산 버스 터미널이나 한 바퀴 돌아보고 와야겠어

 

괴산 버스 터미널

 

괴산 버스 터미널과 연결되는 올갱이 해장국집 뒷문

 

괴산은 예전부터 기차역이 없었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버스였어

괴산군에서도 괴산은 군청 소재지이지만 열차는 괴산군 증평읍을 통과했던 거야

지금은 괴산군 증평읍이 따로 떨어져 나가 증평군이 되었지만,,,

그리고 괴산 보다도 증평이 인구도 훨씬 더 많아졌고 경기도 더 활발해 보이는데

괴산은 왠지 70~80년대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거 있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기차역이 있는 곳으로 삶의 터전을 잡는 거 같더군 

 

버스가 유일한 교통 수단인 괴산 공용 버스터미널

 

버스가 유일한 교통 수단인 괴산 공용 버스터미널

 

괴산 버스터미널 매표소

 

괴산 버스터미널 매표소

 

이것은 괴산 버스터미널 시간표 

그런데 동서울 가는 버스가 가장 많은 거 같음 

 

괴산 버스터미널 대합실

 

한산한 대합실 풍경을 보면 마치 80년대 시골 버스 정류장을 보는 것 같더군

도시의 버스정류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항상 북적거리고 있지만 서로 알아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지

하지만 괴산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알고 보면 모두 이웃사람들...

 

예전에 연애하던 사람들은 요런 버스 정류장 대합실에서 버스 시간을 기다렸고

또 대합실에서 애인을 기다리곤 했지.... 약속 시간이 한참을 넘겨도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그때는 휴대전화가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니겠어?  

 

버스 대합실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은 콩닥콩닥 뛰고 있었고 

애인을 기다리는 그 순간은 왜 이리 설레였던지,,,

그리고 헤어질 시간이면 또 왜 이렇게 가슴 철렁하게 아쉬웠던지....

버스에 올라타고 버스가 출발하는데도 차창 밖을 바라보며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마중하던 애인은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멀리서 손을 흔들어 주었지 

 

그런데 요즘 연애하는 젊은 사람들... 헤어질 때 보면 뒤도 안 돌아 보더군 

잘 있어! 

그러고는 차에 올라타고는 쎄엥 ~~  

 

옛날 우리네들 헤어질 때는 참 간절했었는데....

두 손을 마주 잡고 서로 아쉬워하며... 출발한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했었지 

 

괴산 버스 터미널 승강장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5월 첫째 주, 화창한 날, 괴산 공용버스 터미널

 

5월 첫째 주, 화창한 날, 괴산 공용버스 터미널

 

괴산서 동서울까지 직통...괴산 공용버스 터미널 승강장

 

괴산 공용버스 터미널 충주, 연풍 승강장

 

괴산 공용버스 터미널 대전, 청주 승강장

 

괴산 공용버스 터미널 수안보, 충주 승강장

 

괴산에서는 수안보 온천을 거쳐 충주로 가는 노선이 있고

연풍을 거쳐 문경으로 가는 노선이 있더군 

두 도시 모두 멀리 떨어져 있고, 두 도시 모두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는 가야 하는 먼 거리지   

그러니까 괴산은 조금 큰 도시에서 외따로 뚝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작은 산골 읍내인 거야  

 

5월 첫째 주, 화창한 날, 괴산 공용버스 터미널

 

5월 첫째 주, 화창한 날, 괴산 공용버스 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