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09년 01월에 촬영된 사진들 임을 알려드립니다
강추위속, 온양온천역 아산 전통시장 공중화장실에서 자는 노숙인
영하 1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혹한의 추위 속
소변보려고 공중화장실에 들렀다가 화들짝 놀랐다
지릿한 냄새 펄펄 풍기는 변기통 바로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입에는 태우다가 말은 담배가 물려 있었고
허리 띠는 헝겊 끈이었으며 신발은 밑창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나이는 50대 중반정도 되어 보이는데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질 않는다
그냥 에 ~ 에~ 에 ~
하는 소리만 반복할 뿐.....
"아씨.... 여기서 자면 얼어 죽어요. 집에 가야죠! 인나요 인나!"
"에 ~ 에 ~ 에 ~ "
내가 이 노숙인을 흔들어 깨우고 있을 때도 몇 사람이 볼일 보러 들어왔다 나갔지만
얼굴만 빤히 치다 보면서 그냥 지나간다
그런데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날 기미는 전혀 안 보인다
누가 옆에서 말을 붙여오는 것도 귀찮은 노숙인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술에 만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인생을 다 살아 버린 사람처럼 덤덤하고 무표정한 눈
아무런 반항도, 증오도, 적대감도, 절망감마저도 없는 눈
어디를 쳐다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초점 잃은 무덤덤한 눈
이미 인생에서 기대할 것도 희망할 것도 절망의 눈빛조차 잃어버린 눈....
그런 눈을 보고는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었다
그냥 아침시간까지 공중화장실의 난방이 꺼지지 않기만 바랄 뿐,,,
살아온 과거의 날들을 후회할 기력마저 잃어버리고
어린 시절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기억도 잊어버리고
이 혹한의 날씨에 초점 잃은 눈으로.... 초점 잃은 눈으로....
술 취한 채 잠으로만 빠져들고 싶은..... 잠으로만 빠져들고 싶은.....
주름지고 일그러진 이 시대의 노숙인!
아산 온양 온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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