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낭도 캠핑장에서 부스스 일어나 보니 날이 밝아 오고 있었다
밤 사이 세찬 빗줄기가 한차례 차창을 요란하게 두들기고 지나갔다
어젯밤, 모닥불을 피우던 녹동아저씨는 아직 차에서 취침 중
그 사이 바닷길을 따라 저 방파제 끝까지 걸어 보기로 했다
방파제는 어젯밤 비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빗줄기는 제법 거셌다
와다다다다다,,,,
차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에 몇 번이나 잠을 설치기도 했다
아침에 나와 보니 꽃망울을 터뜨리던 민들레 꽃이 거센 비바람을 맞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花開 昨夜雨
花落 今朝風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는구나
봄 날은 간다?
이제 겨우 기다리던 봄이 왔는데 벌써 다 지나갔나?
어디 민들레뿐이랴
이불도 봄 이불은 금세 지나가더라
이제 슬슬 봄 이불좀 팔아 볼까?
하면 봄날은 어느덧 지나갔다
그래서 봄 날은 간다 ,,라는 노래도 나왔다 보다
도시의 시장 바닥에서 살다 보면 봄이 오는지 가는지 모르고 지나가기 일쑤
도시의 봄은 사람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는 잘 보인다
봄이 오는 소리도 아주 잘 들린다
바위섬 뒤로 보이는 섬은 고흥 외나로도
외나로도는 고흥 포두면에서 내나로도를 지나야 갈 수 있는 고흥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섬이다
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저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면 가장 잘 보인다고 한다
여수 낭도 둘레길 표지판
여수 낭도 둘레길서 바라본 주상절리
ㄴ
이 카페는 아저씨 혼자 운영하는 카페로서 커피와 해물파전, 라면 등을 파는 카페이다
이직 이른 아침인지라 노상카페는 침묵 속에 잠겨있었다
여수 낭도 방파제와 둘레길을 돌아 나오니 저기 낭도 중학교 캠핑장이 보인다
녹동 아저씨는 아직 잠 자고 있나?
어느 따스한 봄날, 벚꽃 나무 아래서 잠자다 벌떡 일어났더니,, 오잉?
잠깐 조는 사이, 60년 세월이 흘러갔다나?
60년 동안 아사 궁전 꽃밭을 뒹굴며
온갖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꿈이었는데 글세 그것이 잠깐 봄날의 꿈이었다니?
일장춘몽 ,,,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바퀴벌레 나오는 집이 무서워 이사 갈까? 걱정도 하고
1,500원짜리 콩나물 값을 몇 백 원 깎기도 하고
바람난 남자, 여자를 베르면서 이를 벅벅 가는 ,, 그런 일상이라면
이 봄바람부는 언덕에서 서서 그 근원을 찾아봐야지
바람 앞에 하염없이 떨어지는 보잘것없는 벚꽃 같은 인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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