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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봄비 따라 가본 아산 외암민속마을 양반댁과 서민댁, 건재고택, 강당골 계곡

by 비단왕 2024. 5. 6.

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은 2018년 04월에 촬영된 사진들입니다 

비단왕 블로그에 있던 포스트들을 어느 날 죄다 삭제시켰는데요 

그래도 이 포스트는 어느 카페서 스크랩을 해 갔더군요 

그래서 다시 복원 시킨 포스팅임을 알려 드립니다 

 

외암민속마을 주차장과 마을을 연결시키는 섶다리(아산시 송악면) 2018년 4월 촬영

 

봄비가 사박사박 내리던 날 미국 아메리칸 맨이 봄비 따라 찾아왔었다 

아메리칸 맨이라고 해서 미국사람은 아니고 한국에서 이민 갔던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그 아메리칸 맨과 함께 적토마를 타고 아산(온양온천) 재래시장에 들렀다가

거기서 이불 몇 장 팔고 어제 어디로 갈까?

잠시 장고하는데 반짝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그래! 아산 외암민속마을에 가 보는 거야!

 그리고는 봄비 속을 바람처럼 달려 송악 외암리 민속마을에 온 것이다 

외암마을 주차장에 적토마를 떡하니 세워놓고 보니 바로 앞에 섶다리가 보였다 

저기로 건너가면 참 운치가 있을 법 한데 통행금지 표지판과 함께 막아 놓은 거야 

이런 배라 머글 ~

저기로 건너가면 제법 스릴 있을 것 같은데 왜? 막아 놓은 건데?  

왜? 왜? 도대체? 왜?  

 

이유는 안전을 위해 출입을 금한다고 하는데,,, 글세 그게 진짜 이유일까?

우리는 세워진 지 얼마 안 되는 매끈한 돌다리를 건너는 것보다 이런 섶다리가 더 좋은데....

이게 그렇게 위험하다면 더 튼튼하게 만들면 되지 않겠어?

 

아하 ~ 그렇구나!

바로 그거였어!

사람들이 이 섶다리로 우르르 몰려 들어가게 되면 입장료를 못 받지?

그러면 진즉에 그렇게 야그를 하지!

매표소를 통해서 들어가라고,,,

 

봄비가 내리던 날 가본 아산 외암민속마을(아산시 송악면) 2018년 4월 촬영

 

섶다리를 통해 들어가면 무료입장이 되니까 요기 매표소를 통해 들어가라는 이야기 아니겠어?

2000년대 중반인가?

여하튼 그때까지만 해도 여기는 입장권 끊을 것도 없이 엿장수 맘대로 드나들었던 곳인데...

지금은 일반인 2,000원, 학생들과 어린이는 1,000원,

그리고 아산시민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무료입장!

이렇게 해서 두 사람 입장료 4천 원 내고 아메리칸 맨과 함께 입장을 했다 

 

2인 입장권 4천 원 끊고 들어가는데 소강상태였던 봄비가 제법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더군

빗방울이 초가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소리... 후드득후드득 똑똑

빗방울이 강당천으로 떨어지는 소리.... 사르르 사르르

외암마을 초가 정자에서 듣는 빗소리.... 사각사각

 

어떻게 들으면 비단장수가 사과 갉아먹는 소리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들으면 배추벌레가 배춧잎 갈아먹는 소리같이 들리기도 했었어

과연 이런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이런 날은 눈을 감고 있어도 개천에 만들어지는 동그라미를 볼 수 있을 것이고

귀를 막고 있어도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겠어?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막돌 담장길

 

아산 외암민속마을의 막돌 담장길은 언제 봐도 참 멋스러운데 봄비가 내리니 더 운치가 있더군  

다만 우산을 까먹고 오는 바람에 지랄 맞게 되었지만,,,

전라남도 승주에 있는 낙안읍성의 담장 길이 우리나라서 가장 아름다운 담장길이라고 하지만

이곳은 내가 지금까지 다녀봤던 민속마을 담장 중에서 가장 멋들어진 돌담길로 기억되는 곳이었어

 

언듯 보기엔 아무렇게나 쌓아 놓았기 때문에 규칙이 없는듯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들 때문에 옛 돌담길의 멋들어진 깊은 맛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 아니겠어?

 

막돌 담장의 멋스러움, 아산 외암민속마을의 막돌 담장길

 

외암리 민속마을은 승주의 낙안읍성과 마찬가지로 기와집은 몇 채 안 되고 초가집이 많아  

민속마을로서의 운치를 한층 더 고조시켜 주더군

마을에 있는 총 70 여가구 중, 기와집은 10채가 조금 넘고 나머지는 모두 막돌 담장의 초가집이었어

 

사람이 살고 있는 외암리 민속마을 막돌 담장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은 이렇게 초가의 지붕에다 사립문 형식으로 되어 있는 집들이 많다 

이런 집들은 일부러 안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아도 집안의 살림살이들이 다 들여다 보인다 

특히 추수가 끝난 가을철에는 할머니들이 창호문을 활짝 열어놓고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지

마당에는 직접 농사를 지은 콩이며 팥이며 고추, 깨 등,,,

밭작물들을 널어놓고 말리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아산 외암민속마을은 담장너머나 사립문 사이로 집안 살림살이가 다 보인다 

어느 집에는 밥그릇이 몇 개, 밥상이 몇 개, 신발은 몇 개 사진 액자는 몇 개 등등,,

뭐 감추고 숨기고 할 것이 없는 동네였어

그냥 그대로 모조리 다 공개된 동네였으니까,,,

 

이렇게 외암마을은 집집마다 사람들이 다 살고 있어 따뜻하고 훈훈한 느낌을 받았지

지나가는 객들이 씨도 때도 없이 불쑥 들어와 낯짝을 들이밀어도

크게 상관하지는 않지만 싫은 내색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의 집으로 들어가려면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예의 정도는 있어야 하겠지?

 

아산 외암민속마을의 하일라이트, 건재고택

 

건재고택은 아산 외암마을에서도 정원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고택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대문은 굳게 잠겨 있는 거야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인 2018년,,,

그때 이 고택은 저당 잡혀서 경매가 진행 중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이 고택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로 추진되고 있고

또 중요민속자료로 등록까지 되어 있다는데 왜? 그렇게 된 거지?

 

이렇게 되면 국가나 지자체서 매입해서 관리를 해도 될 법도 한데 그게 왜 안 되는 건가?

감정가가 50억을 홋가하고 경매가도 35억이나 되는 엄청난 가격이라 그런 건가?

아니면 일반인 사유재산이라서 그런 건가?

듣자 하니 대청마루에는 추사 김정희 글씨체 현판도 달려 있다고 하더구먼,,,

 

담장으로 슬쩍 넘겨다 본 외암마을 건재고택 정원

 

아산건재고택 (牙山健齋古宅) - 중요민속자료 제233호

 

조선후기 성리학자인 외암(巍巖) 이간(李柬. 1677~1727) 선생이 출생한 가옥으로

18세기 말엽에 외암선생의 후손인 건재(健齋) 이욱렬(李郁烈) 공이

현재의 모습으로 건립하였다고 전한다.

 

고택 구성은 문간채, 사랑채, 안채를 주축으로

우측에 광채와 가묘(家廟), 좌측에 곳간채가 배치되었고

주위에 자연석 돌담과 한식 담장을 두르고 있으며, 담장밖에는 초가로 된 하인집이 있다.

 

설화산(雪華山)을 배산으로 하여 산세를 따라 서북향으로 건물을 배치하였고,

계곡에서 흐르는 명당수(明堂水)를 유입하여 고택의 정원수(庭園水)와 방화수로 이용하고 있다.

 사랑채 앞 정원은 학의 모양을 한 연못을 중심으로 작은 계류가 형성되어 있으며

괴석과 노송 등 많은수목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 반가와 정원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접견점이 매우 뛰어난 가옥이다.

 

- 이상 외암민속마을 안내문판에서 옮겨온 글 -

 

외암마을 양반댁인 건재고택(왼쪽)과 서민댁(오른쪽)

 

외암마을은 사람이 살기 시작했던 연대가 약 500년 전으로 경주 양동마을과 거의 비슷하다

이곳은 이 씨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기와집보다 초가집이 훨씬 많은 마을이다

 

개천 옆으로 기와집을 새로 많이 지어 놓았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기와집은 몇 채 되지 않고 초가집이 많다.

약 80여 가구가 살고 있는데 그중 기와집은 20 채도 채 안 된다

 

하지만 예의 하나만은 아주 엄격한 마을이다.

비단왕이 2000년 대 초반경, 바로 이곳 건재고택 앞을 무심코 지나다

그 마을영감님에게 아주 혼난 적이 있었다.

상투를 둘러맨 70이 중반쯤 돼 보이는 영감이었다  

 

"어허 ~ 어른을 보고 인사도 안 하나?"  

"네?"

 

 어허 ~ 어른을 보면 인사하라고 집에서 안 가르쳐 주더나?"

"아... 예... 죄송합니다!  어르신! 기체 일양 만강하시옵고 옥체 평안 하시죠?"

 

"음... 그래... 그래... 춘부장 존함이 어떻게 되나?"

"예... 저기... XXX입니다!"

 

"어른들 존함을 말할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느니라

X 자 X 자입니다,,, 이렇게 해야지!"

"예... 알겠습니다!"

 

그러고는 꽁지 빠지게 36계 줄행랑을 친 기억이 두어 번 되는 듯하다.

그 후 그곳에 갈 때마다 영감님들만 보면 꼭 그렇게 꼬박꼬박 인사를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오니

그 영감님도 그런 시비는 못 하시겠지? 

 

건재고택과 마주보고 있는 서민댁 막돌담장집
봄비 따라 가본 아산 외암민속마을
봄비 따라 가본 아산 외암민속마을 서민댁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하여 잠시 비를 피하고자 막 들어왔는데 

들어오고 보니 한지 공예를 하는 집이었다 

그런데 벽에 걸린 현판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더군

2012년 대한민국 색깔 있는 마을... 대통령 표창 수상!

 

2012년도라면 꼬꼬할망이 대통하고 있을 때 아닌가?

꼬꼬할망 대통 표창이라 ~ 헐 ~ 

 

2012년 대한민국 색깔있는 마을...꼬꼬할망 대통 표창 수상!

 

최근에 지어진 외암마을 전시용 양반댁 한옥

 

최근에 지어진 외암마을 전시용 양반댁 한옥

 

양반댁 부엌 살림살이

 

외암마을 양반댁 대청마루

 

외암마을 양반댁 안방

 

외암마을 양반댁 사랑채

 

아산 외암마을 양반댁 사랑채

 

사랑채서 바둑? 알까기? 폼은 알까기 폼 같고만, 

 

외암민속마을 양반댁 사랑채 

 

외암 민속마을 양반댁 안채

 

외암민속마을 양반댁 안채

 

외암민속마을 서민댁 

 

외암민속마을 서민댁 

 

외암민속마을 서민댁 

 

외암민속마을 서민댁 

 

외암민속마을 서민댁

 

외암민속마을 양반댁

 

봄비는 사브작 사브작 내리는데 신랑 신부는 워디갔노?

 

봄비 따라 가본 아산 외암민속마을
봄비 따라 가본 아산 외암민속마을

 

봄비 따라 가본 아산 외암민속마을

 

봄비에 화들짝 핀 아산 외암마을 목련꽃

 

봄비에 화들짝 ;만개한 아산 외암마을 목련꽃

 

4월의 첫째 주

봄비가 줄기차게 내렸어

내리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여름 소나기처럼 우두두두 ~ 내리다가

간잽이처럼 간을 살살 보면서 사박사박 내리다가...

 변덕스러운 요즘 세상처럼 지랄 맞게도 내리더군

우산도 챙기지 못하고 왔는데,,,

 

참.... 꽃나무 아래서 지랄이란 소리를 하니까

또 이맘때만 되면 생각나는 시 구절 하나 있네

섬진강 하동 악양에 사는 박남준 시인

 

봄비는 오고 지랄이야

꽃은 또 저렇게 피고 지랄이야

이 화창한 봄날이 못 견디겠다고

환장 허것다구....

 

벚꽃이 피어 꽃사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어난 꽃들
먼저 왔으니 먼저 가는가
이승을 건넌 꽃들이 바람에 나풀 날린다
꽃길을 걸으며 웅얼거려 본다
뭐야? 꽃비는 오고 지랄이야!

 

아하 이 말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버림받고 홀로 사는 사내의 넋두리였었구나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네 

.

각설허구....

동동주와 실연처럼 쓰디쓴
단숨에 병나발의 빈 소주병과....

 

내가 먹어봐서 아는데

봄술은 꽃나무 아래서 거적때기 하나 펴고 병나발 부는 게 가장 맛있거든

예전엔 많이 그랬지... 화창한 봄날

가다가다 햇볕 따뜻한 꽃나무가 보이면 그기 주저앉아 병나발 불던 적이 있었지

병소주 한 병에 마른오징어 한 마리....

거기다 벚꽃이 술잔 속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혼자 중얼거렸어

니기미 ~ 참 지랄같눼! 

 

그런데 참 희한한 게 머냐? 하면 말이여!

어떻게 박남준 시인이 내가 한 짓거리를 봉거 맹키로 고르꼬롬 쪽지깨처럼 얘기하는 거지?

완전 쪽지깨다니까로! 

 

봄비 내리는 아산 외암마을 정문 매표소

 

강당골 계곡 출렁다리(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에서 이곳 강당골 계곡까지는 자동차로 약 5분 정도 거리였어

외암민속마을을 둘러보고 한 번쯤 들려보기는 부담 없는 거리였지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관선제도 있고 또 광덕산 기슭에 찻집들도 있었지만

온양 시내서 아무개를 만나기로 했기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광덕산 아랫자락에 있는 강당골 계곡 흔들다리

 

흔들다리에서 내려다 본 강당골 계곡(아산시 송악면)